용혜인, '조국 시즌 2' 되기 전 결단해야…이재명 지지율, 3자 탈출? 3자 고착?

[월간 프레시안] 박원석 전 국회의원-김수민 시사평론가

"이번 개각을 4글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3자 탈출. 30%대로 떨어진 지지율을 벗어나는 것이 목표였던 개각이었습니다. 87년 이후 당선된 대통령들 지지율 자체가 높아봐야 50% 안팎이었거든요. 50%선은 언젠가는 무너지게 돼 있다고 볼 수 있는데, 40%는 얘기가 좀 다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에 40%대 초반 지지율이었는데, 사실 후반기 대통령치고는 높은 편이었는데도 정권 재창출에는 실패했습니다. 40%가 무너지면 그 회복을 빨리 해야겠다는 대통령의 다급한 마음이 느껴진 것 같습니다. 그 흔적이 관료 출신 인사들이 장관이 된 데서 드러난다고 봐요. 여유가 있는 개각이었으면 의원이나 전문가 등 더 넓은 풀에서 사람을 찾을 수 있었을 텐데, 빨리 구하기 쉬운 차관을 그대로 장관으로 올리는 식이 된 거죠. 그걸 봤을 때 '누구를 지명하느냐'보다는 '지금 있는 사람을 빨리 교체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러난 인사였다고 봅니다." (김수민 시사평론가)

"뭔가 종잡을 수 없다는 느낌이 있어요. 보통 정권 초반 인사가 있고 나면 그 의미를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거든요. 쇄신 인사다, 국면 전환이다, 정책 전환이다 하는 식으로요. 그런데 이번 인사는 여러 가지 성격이 섞여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관료 중심으로 정책의 연속성을 기하겠다는 성격이 경제 부처 쪽에서 보이는가 하면, 성평등부나 중소벤처부는 젊은 여성 장관 후보자를 전진 배치해서 파격을 주려는 의도도 보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얘기했던 이른바 '왼쪽' 진영 내부 연대를 다짐하는 의미도 포함돼 있어서, 여러 성격이 혼재돼 있습니다. 문제는 인사 이후 여론의 반응, 즉 인사 효과일 텐데, 정무적으로 충분히 숙고된 인사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용혜인 후보자와 관련해서는 여론이 이렇게 부정적일 거라는 걸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보면 대통령실의 정무적 판단이 의심스러운 대목이 굉장히 많아요." (박원석 전 국회의원)

이재명 대통령이 법무부를 포함한 6개 부처 장관과 김용범 정책실장 등 대통령실 비서진을 개편하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최근 30%대로 하락한 국정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정치적 메시지로 풀이되지만, 인사 발표 직후 반응은 예상과는 달리 가고 있다. 2일 <프레시안>이 마련한 정치 대담에서 김수민 평론가는 "3자 탈출이 목표"였다고 분석했는데, 박원석 전 의원은 "이러다 3자 고착으로 가는 게 아니냐"고 우려를 제기했다.

용혜인 후보, "특혜인"이라는 비판까지..."조국 사태 시즌 2?"

가장 비판이 집중되는 인사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 발탁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30대 여성, 워킹맘, 소수정당 등이라는 점을 감안한 파격 인사라고 생각했겠지만, 민주당과 진보진영 내에서도 싸늘한 반응이다.

"대통령실의 완전히 동떨어진 현장 감각이 만든 '대형 사고'입니다. 용 후보자 발탁이 청년 세대에게 통할 것이라 생각했다면 착각도 유분수입니다. 소수정당 정치인이 존중받는 이유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득권에 굴하지 않고 고생하며 성과를 만들어온 진정성 때문입니다. 과거 노회찬, 심상정 의원이 대중적 지지를 받았던 바탕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용 후보자는 지지율을 직접 검증받은 적 없이 위성정당이라는 제도를 통해 비례대표만 연속 두 번을 지냈습니다. 소수정당 내 순환 배려라는 자정 원칙도 깨고 특혜를 누렸다는 인상을 주는데, 여기에 의원직까지 유지한 채 장관을 하겠다고 하니 청년층 눈에는 '줄 잘 서서 성공한 기득권'으로 비치는 것입니다. 오죽하면 '특혜인'이란 비아냥이 나오겠습니까. 'N번방 사건' 등 성범죄와 관련해 활동을 했던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과도 완전히 다른 사례로 받아들여집니다." (김수민)

"문재인 정부 시절 인천국제공항 사태, 남북 단일팀, 조국 사태를 거치며 2030 세대의 공정 감각이 크게 상처받았고 민주당과 멀어졌습니다. 이번 용혜인 발탁 논란은 그 '시즌 2'가 열리는 건가요? 사실 이번이 더 분노가 클 수 있어요. 인천공항 사태만 하더라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그런 식을 본다는 것 자체가 정당하지 않아 그 세대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습니다. 한 나라의 장관을 하려면 능력이나 전문성을 떠나서 치열한 삶의 궤적 같은 게 있어야 하는데, 용혜인 후보자에게는 그게 잘 안 보이고, 오히려 두 번이나 위성정당에 올라탄 '특혜·특권·반칙'으로 국회의원 자리를 얻었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의원직도 안 내려놓겠다고 나오니 2030세대의 반발이 어마어마합니다."(박원석)

두 사람은 인사청문회를 하더라도 용 후보자가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서 "잘못된 인선임을 깨달았다면 즉시 자진 사퇴나 지명 철회를 통해 여론에 응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시간을 끌수록 정권 전체가 수렁에 빠졌던 '조국 사태'의 우를 범하게 될 것"(박원석)이라고 예상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는 야당이 제기하는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코로나 시기에 식약처장에게 지인의 부탁으로 신약 승인 관련 로비를 한 의혹이 더 커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는 다른 인사들이 나온 다음날 발표되면서 인사 개편의 효과를 절감시켰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을 청와대 AI 수석을 발탁한 일은 후보가 적임자인 것은 맞지만, 조국혁신당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소기의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인사 발표 직후 SNS에 "이 대통령 임기 후 2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공소취소를 밀어붙인다면 정치적, 법적으로 낭패"라는 입장을 밝힌 게 그 방증이다.

"만만해진 이재명? 전선 크게 뒤로 물리고 다음 수를 둬야"

이 대통령의 '3자 탈출'을 위해선 우선적으론 '특혜'라는 비판이 집중된 용혜인 후보자 사퇴 등 여론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장기적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두 사람은 지적했다.

"여러 요인이 누적돼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지지율 반전이나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럴 때는 전선을 뒤로 물리고 심호흡하면서 길게 보고 다음 수를 둬야 하는데, 지금 너무 즉흥적이고 마음이 급해 보입니다. 대통령실의 정무적 판단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물릴 때는 확실히 물려서 한꺼번에 밀고 나가야 하는데, 지금은 하나 발표하면 비판받고, 또 다른 하나 발표하면 또 비판받는 식이에요. 그러면 야당이나 비판 세력 입장에서는 물어뜯는 재미가 나거든요. 김용범도 물어뜯기고, 용혜인도 물어뜯기고, 김승원도 물어뜯기고 이런 식으로 계속될 수 있어요. 문재인 정부도 마지막에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윤석열 정권 탄생의 발판을 만들어준 셈이 됐어요."(박원석)

"지지율이 높을 때와 지금의 차이는 국민들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상대'라고 여기다가 이제는 '만만해졌다'고 느끼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서울시장 선거가 결정적이었다고 봅니다. 또 당내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전당대회를 치렀는데 정청래 후보가 46%를 득표하면서 만만해보이는 요소가 더해졌고, 당 안팎의 선거 국면을 거치며 지지율이 더 하락했습니다. 이제는 선거 모드에서 빠져나와 국가를 경영하는 사람의 의연한 모드로 전환하는 게 중요합니다." (김수민)

이 인터뷰는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용혜인 카드? 2030 제대로 뿔났다! 이재명의 '3자 탈출' 개각 성공할까?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