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사정 헤아린 만큼, 해든이 사정은?"…시민모임, 감형 판결 반박 성명

프리해든스 시민모임 "피고인 갱생 가능성보다 박탈된 삶의 중대성 먼저 봐야"

"가해자의 사정을 헤아린 만큼, 해든이의 사정도 헤아렸는가."

생후 4개월 된 '해든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친모의 형량이 무기징역에서 35년으로 감형된 데 대해, 시민모임 '프리해든스'가 26일 판결을 비판하는 반박 성명을 냈다.

▲2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프리해든스' 시민모임 '해든이 부모 엄벌 촉구 집회'에서 첼리스트가 추모곡을 연주하고 있다.2026.08.25ⓒ프레시안(김보현)

프리해든스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원심의 무기징역을 파기하고 징역 35년을 선고한 광주고등법원의 항소심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들은 "법원이 감형 사유로 든 '계획적 살인이 아니라는 점'보다 반복된 학대의 정도와 결과가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스스로 저항할 수 없는 생후 133일 영아에게 확인된 학대만 19차례, 23곳의 골절과 뇌출혈이 확인됐다"며 "항거불능의 영아에게 가해진 폭력의 지속성과 참혹한 결과를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범행 이후 '응급처치'를 유리한 양형 요소로 본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시민모임은 "약 18분간 폭행 후 욕조에 방치하고 119에는 '물에 빠졌다'는 취지로 신고했다"며 "자신의 행위로 생명이 위급해진 피해자에게 사후적으로 응급처치를 했다는 점을 유리하게 평가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감형 사유인 '만 33세 나이와와 갱생 가능성'에 대해서는"피고인에게 앞으로 살아갈 삶과 갱생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면, 해든이에게도 앞으로 살아갈 수십 년의 삶이 존재했다"며 "피고인의 갱생 가능성이 피해아동의 박탈된 삶의 중대성을 감소시키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장이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인용한 것에 대해서도 "재판관 개인의 철학적 신념과 국가가 범죄에 대해 물을 책임은 구별할 필요가 있다"며 "가해자를 이해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철학적 관점이 구체적인 형을 정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강조되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프리해든스는 "공동체의 책임은 범죄자를 이해하고 복귀시키는 데에만 있지 않고 가장 약한 구성원을 우선 보호하는 데에도 있다"며 "이번 판결은 향후 유사 범죄를 예방하고 잠재적 피해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우리 사회의 기준과도 직결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가해자의 사정을 이해하는 것이 형벌의 출발점이라면 피해자의 고통과 박탈된 삶을 바라보는 것 역시 중요한 기준이어야 한다"며 "해든이를 잊지 않고 아이를 지키는 법과 판결을 계속해서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5일 광주고등법원은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친모 A씨(33)에 대한 원심 판결(무기징역)을 파기하고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아동 유기·방임 등 혐의로 기소된 친부 B씨(36)와 검사의 항소는 모두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4년 6개월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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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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