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남도청 공무직 노동자들이 광주시와 전남도의 통합에 따른 단체 교섭권의 지위를 잃게 되자, 기존에 확보한 내년 3월까지의 교섭권을 인정해 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공공운수노조 조합원과 지역 연대단체 관계자 등 100여 명은 18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 광주청사 앞에서 '공무직 실질교섭 보장 공공운수노조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20년간 전남도와 임금·복지·노동조건을 직접 협상해왔는데 통합과 함께 하루아침에 교섭권을 잃게 됐다"며 단일 교섭권 보장을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명칭 때문에 버스나 화물차를 운전하는 노동자들의 조합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정식 명칭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이다. 지자체 공무직과 공공기관 노동자, 사회복지사, 문화예술 노동자 등 공공·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이 가입해 있다.
노조가 이날 요구한 교섭창구 단일화는 하나의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할 때, 사용자와의 단체교섭을 위해 창구를 하나로 일원화하여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정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공공운수노조 전남도청지회는 이 절차에 참여하지 않으면 이후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배제될 수 있어 참여 신청을 했다. 다만 조합원 수가 많은 광주 기반 노조가 교섭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지난 3월 제출한 임금·단체협약 요구안을 통합시와 직접 협상하지 못하고 대표 노조를 통해 전달해야 한다.
또한 광주와 전남 공무직은 기본급을 정하는 호봉표와 직급 분류, 수당·상여금 지급 기준이 서로 다르다. 전남도청지회는 이 차이를 조정하기도 전에 교섭대표가 정해지면 자신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통합시청 전남청사에서 환경미화일을 하고 있는 유기심 전남도청지회장은 "지난 3월 11일부터 적법하게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했는데 통합 이후 그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전남도청지회가 20년간 지켜온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한 노조는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의 면담 요청에 대해 수차례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강형만 전남도청지회 쟁의부장은 "시장과의 면담을 계속 요청했지만 광주청사 총무과와 비서실은 서로 책임을 미루기만 했다"며 "잠깐이라도 면담 자리를 만들어 노동자들의 고민과 고충을 들어주면 되는데 그 자리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전남도청지회 조합원들은 이번 통합으로 억울하고 분한 상황에 놓였다. 이대로 가만히 있지 않겠다.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으로 우리의 권리를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발언이 끝나자, 유 지회장을 비롯한 대표단 4명은 "지난 13일 이날 오후 4시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지만 답변받지 못했다"며 민형배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다만 시장과 부시장을 곧바로 만나기 어렵다는 답변이 나오자 밖에서 기다리던 조합원들이 대표단의 면담 상황을 확인하겠다며 청사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출입을 막아선 청원경찰·경찰과 조합원들 간의 몸싸움이 벌어졌지만 경찰과 노조 간부들이 충돌을 제지하면서 대치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대표단은 이후 시 관계자와 장시간 면담을 진행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통합시는 개별 교섭을 허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대신 광주와 전남 공무직의 임금·단체협약을 비교할 태스크포스(TF)나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각 노동조합의 참여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범규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 부지부장은 "노조에 교섭은 임금협상이 포함된 만큼 생존권과도 같은 것"이라며 "개별교섭을 무기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3월부터 진행한 임금협상을 내년 3월까지 마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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