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기탁금 1000만 원' 비판한 정민철, 李 대통령 호응에 "기탁금 얼마든 물러서지 않아"

"정치 신인 정치하려면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스스로 클 경로마저 가로 막혀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후보가 내야 하는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의 기탁금을 인상한 것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정민철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청년이 스스로의 힘으로 정치를 할 수 있는 경로를 막아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원외 청년 정치인들이 부담해야 할 기탁금을 감면해 달라고 요구했다.

19일 정민철 부의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본인이 운영하는 계정에 "정치자금법 제45조 '친족의 후원은 처벌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법 조문과 함께 "대한민국에서 청년이나 정치신인이 출마하려면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여서 '친족'의 돈으로 출마할 수 있거나, 예비경선 2천만원 (청년 1000만원)은 가볍게 던질 수 있는 사람이여야 하나 보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17일 진행되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의 기탁금을 대폭 높였는데, 이전에는 예비경선 기탁금이 각각 1500만원, 500만원이었지만 이번엔 모두 2000만원으로 인상됐다. 만 39세 이하 원외 후보자의 경우 50%를 감면받지만 그럼에도 최고위원 예비경선에 나서려면 1000만 원을 내야 한다.

2001년 생인 정 부의장은 50%를 감면받을 수 있는 원외 후보자에 포함된다. 그럼에도 그는 1000만 원 수준의 기탁금을 내야 하는 현실에 "저 조차도 '청년 정치'라는 말 자체엔 냉소적"이라면서도 "(청년이) 스스로 클 경로마저 막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비후보가 되면) 후원회 서류를 준비해서 선관위에 후원회 등록신청을 하고 후원회 등록증 수령까지도 2-3일이 걸린다. 그 등록증을 가지고 관할 세무서에서 고유번호증을 발급하는데에도 2-3일이 걸린다. 그 고유번호를 가지고 후원회 계좌를 개설하러 은행에 가는 겁니다. 그러면 총 일주일이 걸린다"라며 "그 사이 예비경선은 끝난다. 후원회 계좌가 생기기도 전"이라면서 1000만 원을 스스로 준비하지 않으면 출마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부의장은 "최소한 원외 후보에게 청년 기탁금 대폭 감면이나 후원금 문제 정도는 합의"해달라며 "본인 몫이라도 도전할 기회는 열어주시길 바란다. 법과 제도가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나"라고 말했다.

▲ 정민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유튜브 채널 '정민철의 진짜예요?' 갈무리

앞서 정 부의장은 최고위원 출마를 위해 기탁금을 마련하면서 개인 계좌를 통해 후원금을 모집했는데,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선관위에 정식 등록된 계좌가 아닌 방법으로 후원금을 모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명시돼 있어 불법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정 부의장은 16일 본인 유튜브 계정을 통해 "제대로 된 법적 검토를 마치지 못한 채 기탁금 마련에 도움을 받고자 후원 메시지와 웹자보를 업로드 했다"며 "업로드 직후 몇 분 안으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였고 바로 삭제 조치 취했다. 보내주신 후원금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반환 절차를 진행하겠다"라며 후원금 모집을 중단했다. 이후 18일에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린 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기탁금에 대한 문제제기에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SNS인 'X'의 본인 계정에 "이번 당 지도부 선거에서 기탁금이 대폭 상향되고 특히 청년 후보의 기탁금은 몇 배로 늘어나 청년 후보들이 힘들어한다니 아쉽다"며 "현직 국회의원들이야 보수에 정치자금까지 있으니 그나마 부담이 적겠지만, 원외 특히 청년들은 부담이 클 것"이라며 정 부의장에 호응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당의 재정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청년들의 어려움과 정책적 배려의 필요성도 있으니 가능하다면 기탁금을 종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걸 고려해 보시면 어떨까 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에 정 부의장은 유튜브 채널 '정민철의 진짜예요?'에 이 대통령에 감사를 표하며 "노무현 대통령님의 '돈 안 드는 선거'가 없었다면 정치를 꿈도 못 꿨을 거라 하셨다. 저는 그 길 위에 서 있는 2001년생"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기하지 않겠다. 기탁금이 얼마든 물러서지 않는다. 다만 저 다음에 올 청년은 저보다 가벼운 짐으로 출발하면 좋겠다"라며 "돈이 벽이 되지 않는 정당, 청년이 시혜가 아니라 권한으로 경쟁하는 정당, 이번 전당대회에서 몸으로 증명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까지 기탁금 문제를 언급하면서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1일 전체회의를 열어 청년 후보자 기탁금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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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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