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장비 임대차 의혹 수사 "핵심 관계자는 어디 갔나?"

관공서 상대 8억7000만원 편취 의혹에도 실무자만 불구속 송치..."납득 어렵다"

경남 밀양시 장비 임대차 용역사업을 둘러싼 수억원대 사업비 편취 의혹 사건이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형사 입건 없이 협의회 실무자만 검찰에 송치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밀양지역 건설기계협의회 관계자 A씨가 지난 2024년 12월 9일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고발장에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진행된 장비 임차 용역 과정에서 수억원대 예산이 부정 집행되고 횡령됐다는 의혹이 담겼다.

건설기계협의회 자료와 고발장 등에 따르면 장비 임대차 용역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 명의로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장비 사용료를 지급받은 뒤, 일부 금액을 협의회에 되돌려주는 수법으로 3년(2022~2024년)간 반복됐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편취 금액이 약 8억7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밀양강 하천 전경. ⓒ프레시안(임성현)

이 같은 행위는 조세범처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관련 범죄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수사기관은 이를 관할 세무서에 고발하거나 과세자료로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다른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들은 "해당 사업은 협의회 회장의 승인 없이 진행될 수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검찰에 송치된 실무자 B씨도 "협의회 회장의 승인을 받았으며, 협의회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각종 수당을 장비 임대차 사업을 수행하면서 발생한 수익금으로 대체했다"며 "회장이 협의회 자금이 필요할 때 수시로 교부한 사실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4월 28일 '실무자 B씨가 밀양시를 속여 장비 임차료 약 8억7000만원을 교부받았다'며 실무자 B씨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반면 협의회 회장과 관련 업체 대표 등 핵심 관계자들은 입건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지역사회에서는 "반쪽 수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관공서를 상대로 약 8억7000만원 규모의 사기 의혹이 제기된 사건에서 해당 실무자만, 그것도 불구속 송치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일부 공무원에 대한 수사 진행 상황도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일부 공무원에게 수사 개시를 통보했지만, 9개월이 넘도록 소환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해당 공무원들이 2~3차례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장기 미조사 배경과 편파수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실무자 B씨를 우선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으며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봐주기나 편파수사는 결코 없다"고 해명했다.

지역의 한 수사 전문가는 "지자체 계약 사건은 계약 체결의 의사결정 과정과 자금 흐름을 함께 확인해야 실체를 규명할 수 있다"며 "계약을 체결한 업체 대표 등 핵심 관계자에 대한 형사 입건 없이 실무자만 송치한 것은 사건 규명 측면에서 수사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꼬집었다.

지역 시민단체도 "밀양시를 속여서 약 8억7000만원 규모의 편취 의혹이 제기된 사건인데도 경찰은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 없이 실무자만 검찰로 송치한 결과를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사건 전반을 재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밀양시 관계자는 "수사중인 사건에 대해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어 빠른 수사종결로 공직사회가 안정이 돼야 한다"며 "하천정비 등 장비 임차 방식으로 추진하던 사업은 공사 방식으로 전환해 부패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사건의 핵심은 '누가 계약을 결정했고 누가 이익을 얻었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그 답이 지역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임성현

경남취재본부 임성현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