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소별 '10년 청사진' 갖고 오라"…'최정호發 혁신론'에 기대반 우려반

주변선 "화려한 밑그림 대잔치로 끝나면 안 될 것"

"국·소별로 10년의 청사진을 만들어 가져오라."

최정호 전북자치도 익산시장의 부서별 중장기 '빅픽처(big-picture)' 주문에 지역 공직사회가 '열공모드'에 빠져든 가운데 기대반 우려반 목소리가 나온다.

최정호 시장은 지난 1일 취임 이후 △산업을 완전히 바꾸고 △도시의 구조를 새롭게 재편하며 △시민 삶의 질을 확실히 높이겠다며 3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익산 대전환'을 반드시 이루겠다며 우일신 다짐하고 있다.

▲최정호 전북자치도 익산시장이 최근 부서별 중장기 '빅픽처(big-pictur)' 주문에 나서는 등 시정의 혁신을 강조하자 공직사회의 '열공모드'가 고조되고 있다. ⓒ

최 시장은 대전환의 구체적인 분야로 △교통허브 △미래첨단도시 △농생명도시 △K-문화도시 △시민주권도시 등 5개를 제시하고 주마가편의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단체장이 '대전환'을 기치로 내걸고 해당 분야까지 적시하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자 정헌율 전 익산시장의 10년에 익숙했던 공직사회가 새로운 흐름에 맞추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

특히 최 시장이 "각 국·소별로 10년의 청사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부서별로 2~3개 가량의 중장기 청사진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이 나서자 국·소별로 큰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익산시청 공직사회는 "통상적인 의미로 '전환' 자체도 기존의 방향이나 상태를 바꾸는 개조와 변환의 의미가 있는데 '대(大)전환'을 기치로 내건 만큼 종전의 접근방식부터 확 바꿔야 할 것"이라며 "중압감이 있지만 리더의 주문에 맞추기 위해 국별로 그림을 크게 그리고 작은 그림과 세부 디테일을 고민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최 시장이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이지만 전북자치도 정무부지사와 전북개발공사 사장까지 역임한 만큼 사업 실행 중심의 기초단체 행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란 관점에서 직원들의 접근 방식과 시각 교정에 대한 변화를 요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차원에서 최 시장이 사례로 언급한 '재정효율화 혁신단' 구성과 이를 통한 관행적인 예산편성의 구태와 결별하는 큰 그림이 하나의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는 후문이다.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살펴보고 비효율적인 지출을 과감히 떨어내는 접근 방식을 차용해 각 부서마다 비슷한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라는 시청 안팎의 관측이다.

반면에 '10년 청사진'은 사업부서에서 가능할 수 있겠지만 매년 반복되는 업무를 시행하는 지원부서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과제라는 푸념도 들린다.

중간간부격인 K씨는 "익산 대전환을 위한 굵직한 아젠다를 목록화하고 부서 간 칸막이를 제거한 상황에서 정보를 교환하고 협업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업무 반복이 많은 지원부서는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부서별 10년 청사진이 자칫 화려한 밑그림 잔치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 '10년 청사진'은 사업부서에서 가능할 수 있겠지만 매년 반복되는 업무를 시행하는 지원부서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과제라는 푸념도 들린다. ⓒ익산시

전체 부서를 대상으로 할 경우 자칫 '억지춘향격' 그림을 그리거나 시민의 삶을 위한 청사진이 아니라 말만 화려한 '희망고문'으로 전락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이다.

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큰 그림을 그린다 해도 중요한 것은 재정과 인력과 법적 권한 등이 충분히 뒤따라야 현실성과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다"며 "장기 비전만 제시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부족하면 정책이 선언에 그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장기 청사진이 주민 기대와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상공업계의 S씨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나 상징사업을 중심으로 빅픽처를 그린다면 이에 상응하는 막대한 예산을 수반하게 된다"며 "굵직한 사업에 집중하는 동안 교통이나 복지, 안전, 환경, 교육 등 주민들이 체감하는 문제 해결이 뒤로 밀릴 수 있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학계에서는 "새로 출범하는 기초단체는 각 분야의 창조와 대전환도 중요하지만 실행 가능성과 주민 체감효과를 충분히 고려하는 게 더 중요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단순 그림 그리기에 끝나지 않도록 구체적인 효과와 예산 확보 방안까지 고민하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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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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