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환경운동연합이 세계자연유산인 고창갯벌을 관통하는 국도 77호선 '노을대교(고창 해리~부안 변산 도로건설공사)' 계획을 전면 중단하고, 해저터널 방식으로 사업을 재검토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6일 성명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의 핵심 가치인 고창갯벌을 훼손하는 노을대교 건설을 중단하고, 세계유산 보전을 위한 해저터널 등 친환경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현재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총 연장 8.87㎞ 규모의 노을대교 실시설계를 위한 관계기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사업이 세계자연유산의 핵심 보전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창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의 핵심 기준인 생물다양성 보전과 자연서식지 보호 가치를 인정받은 지역"이라며 "갯벌을 가로지르는 대규모 해상교량과 교각은 조류 흐름과 퇴적환경을 변화시키고 철새 이동경로를 단절시켜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창갯벌에는 황새와 검은머리물떼새, 노랑부리백로, 알락꼬리마도요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물새 90종과 대형저서생물 255종이 서식하고 있어, 교량 건설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기준을 정면으로 위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2021년 '한국의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유산의 보전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추가 개발을 하지 말 것을 대한민국 정부에 권고했다"며 "노을대교는 이러한 권고와 배치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규모 매립이 없기 때문에 친환경 교량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교량 자체가 철새 서식지를 단절시키고 야간 조명과 인공 구조물로 인해 조류의 비행경로를 바꾸는 등 생태적 기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이 교량 건설로 세계유산 지위를 상실한 사례를 언급하며 "노을대교를 강행할 경우 국제적 논란과 함께 우리나라의 세계유산 관리 신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해상교량 대신 해저터널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미 보령해저터널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여수 해저터널도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검증된 기술을 활용하면 갯벌 생태계와 조수 흐름을 보전하면서도 국도 연결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2019년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현지실사 당시에도 당시 고창군수는 갯벌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저터널 방식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등재 이후 이를 뒤집고 교량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국가유산청에 대해 "세계유산 보전을 총괄하는 주무부처로서 익산지방국토관리청에 노을대교 계획 중단과 해저터널 방식 전환 의견을 공식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현재 세계자연유산에서 제외된 부안 연안과 곰소만 일대, 명사십리 해안사구 등을 세계유산 구역과 완충구역으로 확대 지정하고, 폐염전과 양식장 복원 등을 통한 생태복원 사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세계자연유산을 관통하는 노을대교 건설계획 전면 재검토 ▲2019년 약속했던 해저터널 방식으로 사업 전면 재설계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먼저 실시한 뒤 세계유산센터 협의와 관계기관 협의를 진행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한편 오는 19일 부터 29일 까지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며,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 의장국으로서 '한국의 갯벌 2단계' 세계자연유산 확대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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