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포항 AIDC 실사만 했는데…‘80조 투자’ 이철우 경북지사 성급한 공개 협상 변수 되나

후보지 현장 점검 단계 불과…투자 확정 전 대외 공개에 신중론

기업 보안·협상 부담 커질 가능성…지자체 유치 경쟁에도 영향 우려

SK그룹이 경북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를 차세대 초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AIDC) 후보지로 검토하기 위해 현장 실사를 진행한 가운데, 투자 검토 단계에서 사업 규모와 후보지가 공개되면서 유치 작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SK 관계자들은 지난 3일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를 방문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현장 실사를 실시했다.

이날 현장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박용선 포항시장, 시 관계자 등이 참석해 전력 공급 능력과 산업용수 확보 여건, 교통망 등 산업단지의 입지 경쟁력을 설명했다.

이번 방문은 SK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후보지를 검토하는 절차의 하나로 알려졌다.

아직 투자 규모와 사업 방식, 최종 입지 등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취임사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포항에 80조 원 규모 투자가 추진되고 있으며 포항이 우선 검토 대상이라는 취지의 내용을 공개했다.

프레시안 대경취재본부 취재 결과 SK는 지난 6월 중순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20만 평 부지에 반도체 공장과 연계한 대규모 투자 방안을 검토를 위해 포항을 방문했다.

총 투자 규모는 80조 원 수준으로 먼저 1단계 2029년까지 20조 원, 2031년까지 60조 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는 내부 검토 단계의 계획으로 최종 투자 결정이 이뤄진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 유치 전문가들은 대규모 민간 투자 사업은 통상 기업의 내부 검토와 사업성 분석, 정부 및 지자체와의 협의,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되는 만큼 검토 단계에서 사업 내용이 공개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의 경쟁, 전력 공급 계획, 각종 인허가 협의 등이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기업들은 투자 계획을 최종 확정하기 전까지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역 산업계에서도 “기업이 단순히 후보지를 실사한 단계에서 투자 계획이 기정사실처럼 알려질 경우 기업의 협상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철우 지사의 성급한 SNS 글이 자칫 기업이 부담을 느껴 투자 일정이 늦어지거나 계획 자체가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기업의 최종 의사결정이 남아 있는 만큼 향후에는 보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현재 SK는 포항을 포함한 후보지의 입지 여건과 사업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최종 투자 여부는 내부 절차를 거쳐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블루밸리 산업단지(사진 왼쪽) 붉은 선 안쪽이 SK가 현장 답사를 실시한 위치ⓒ프레시안 DB

오주호

대구경북취재본부 오주호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