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정청래 '구시심비' 떠올라…유시민 자중하라"

친명 정진욱도 "柳, 갈라치기" 비판…"정청래 체제에서 당내 민주주의 실종"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른바 친명계와 친청(親정청래)계 간 내분이 위험수위를 치닫고 있는 가운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재건축' 비유로 친명계를 비판한 일을 두고 당 원로 박지원 의원이 "자중하라"고 경고했다.

박 의원은 30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시민 작가는 누가 뭐라 하더라도 진보 세력을 대표하는 지식인이고 훌륭한 비평가"라면서도 "좀 자중하라. 왜 우리끼리 비판하고 싸워서 내란세력에 집권의 구실을 주고 있느냐"고 불편함을 표했다.

박 의원은 "우리가 이렇게 싸우고 있는 사이에 오세훈과 한동훈은 자꾸 큰다"며 "결과적으로 어떤 책임을 져야 될 것이냐"고 했다. 그는 "과유불급하면 안 된다"며 "내란 세력한테 정권을 넘겨주는 누는 절대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앞서 자신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촉구한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해서도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서, 특히 69%~70%의 지지를 받던 이재명 대통령(국정지지율)이 '데드 크로스'가 됐다고 하면 정부에서 잘못한 일이 있으면 총리가 책임지고 정치적 이유가 있다면 당 대표가 책임져야 되기 때문에 사퇴하고 '나 같으면은 안 나오는 게 좋겠다'고 한 것"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본인이 나왔으니까 끝까지 잘해야 한다"고 하면서 "상호 간에 파묘하지 말고, '정통성'·'보완수사권' 같은 그런 말을 안 하는 것이 정 전 대표에게 더 좋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정 전 대표가 '이재명 정부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면서도 "말은 그렇게 하고 행동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하면 옛날 말에 구시심비(口是心非), 말은 그럴 듯하게 하고 속내는 아닌 그런 말이 떠오르더라"고 일침을 가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자료사진). ⓒ연합뉴스

친명계 정진욱 의원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 전 이사장의 '재건축론'을 겨냥해 "유시민 작가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이라며 "유시민 작가는 항상 예를 들면 '어떤 인간은 가치를 중시하고 어떤 인간은 이익을 중시한다'고 ABC론을 던지는데, 세상에 어떤 사람이 가치만 중시하고 어떤 사람이 이익만 중시하겠나. 세상에 그런 사람은 없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그런 식으로 프레임을 제시하고, 사람들을 거기에 가두고 서로 싸우게 하고 갈라치기하는 방식이 유시민 작가가 그동안 해온 방식"이라며 "'증축이냐 재건축이냐' 이것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정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만들고 이라크 파병하고 한미 FTA 할 때 유시민은 뭐라고 이야기했나. '이게 재건축인가 증축인가' 했나. 그러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하는 일의 본질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하는 일 자체를 자신이 규정하는 이런 오만이 어디 있나"라며 "그런 프레임 자체를 거부해야 한다. 재건축을 하든 재개발을 하든 증축을 하든 필요한 일에 필요한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또 "당 운영에 대해서 굉장히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당내 토론도 없었고, 당내에서의 민주적 절차, 흔히 당내 민주주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지난 1년간 사실상 실종됐다"며 이런 문제의식에서 자신이 최고위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가 있을 때 자신있게 문제제기를 하는 게 이재명 대표 체제였는데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 과연 그런 게 제대로 됐었나"라며 "당내 민주주의를 만들어내고 당내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뭔가 새로운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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