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왕따' 당한 전북?…"호남권 논의 과정부터 철저히 배제됐다" 논란

전북도-정치권 정보력·대응능력 도마 위

전북자치도가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투자 논의 과정부터 철저히 배제된 것으로 밝혀져 자체 정보력과 협상력은 물론 대응 능력에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란 지역 내 비판이 나온다.

26일 전북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호남권 투자를 예고했으나 그 논의 과정에서 전북은 아예 처음부터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전북도지사 인수위는 전날 발표한 성명서에 "반도체 투자 논의 과정에서 전북이 철저히 배제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합뉴스

인수위 성명서는 "대통령이 직접 전북의 '3중 소외감'을 인정하며 특단의 지원을 약속했기에 도민들의 실망감과 당혹감은 매우 크다"고 말했지만 지역민 사이에서는 "논의 과정에서 전북을 배제했다고 해도 정치권과 전북도 차원에서 사전에 이런 징후를 감지하고 적극 대응에 나섰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올해 초 제정돼 조민간 시행에 들어가는 등 오랜 시간의 법제화 과정에서 전북 정치권은 뭔가 대비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타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반도체 산업의 혁신 생태계 조성 등 성장 기반을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반도체 주권을 확립하기 위한 반도체 특별법은 올해 2월 10일 제정돼 8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총 44조와 부칙으로 구성된 특별법에는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제11조)과 관련해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정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지자체와 기업 등의) 신청을 받거나 필요한 경우 직접 지정하되 관계 중앙행정기관 및 지자체장과 협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중앙부처가 직접 지정을 할 수 있지만 지자체와 기업 등의 신청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전북도와 정치권 차원에서 사전에 내밀한 접근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북은 앞서 새만금산단을 부지로 제안한 '핵융합(인공태양) 핵심기술개발 및 첨단인프라 구축' 연구시설 유치과정에서 한발 늦은 정보력과 대응력이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전북도는 핵융합 핵심기술개발과 첨단인프라 구축을 위해 1조2000억원 규모의 관련 사업 유치전에 지난해 뛰어들었지만 전남이 같은 해 11월21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고배를 마셨다.

전북도는 우선협상대상지역 선정에서 탈락하고 열흘 후인 같은 해 12월 1일 이의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이마저 곧바로 퇴짜를 받아 최종 후보지로 전남 나주시가 확정됐다.

전북도와 정치권이 유치과정에서 '전북 최적지론'을 주창하며 화력을 집중했지만 전남에 밀리고 이의신청마저 불수용되는 등 "전북의 체면을 두 번 구겼다"는 비판을 자초하기도 했다.

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9조원 투자 등에 취해 수백조원의 K-반도체 투자를 적극 대응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고민해볼 대목이 적잖아 보인다"며 "스스로 논의에서 배제됐다고 말하기 전에 국내 현안 추진 초기부터 전북이 비켜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초대형 사업이 전남·광주에 쏠리면서 호남 내 불균형 성장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전북 정치권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윤준병 민주당 전북자치도당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반도체와 아주 거대한 기가와트 단위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를 건설하는 계획, 피지컬AI·로봇까지 3대 분야에 대한 기업의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이 29일 발표될 예정"이라며 "전북이 포함된 호남권에 대한 투자 계획이 많이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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