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가 '사용자(고용주)'일 경우, 가해자가 직접 사건을 접수하고 셀프 조사까지 맡아야 했던 황당한 법적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 정읍시·고창군)은 17일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인 경우, 사용자를 조사 과정에서 전면 배제하고 고용노동부장관이 직접 조사하도록 의무화하는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일명 직장 내 괴롭힘 셀프조사 개선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하거나 신고를 받은 사용자는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문제는 괴롭힘의 주체가 '사용자' 본인일 때도 현행법상 신고 접수와 조사 주체가 여전히 사용자로 묶여 있어, 사실상 '가해자가 셀프 조사'를 하는 모순이 반복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피해 노동자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조사 과정에서 사용자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관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해 2차 가해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사실상 법의 취지를 무력화하는 거대한 구멍이었던 셈이다.
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이러한 구조적 모순을 전면 손질했다.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인 경우, 노동자가 고용노동부에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법률에 명시했다. 동시에 고용노동부장관이 직접 신고 접수와 조사를 담당하도록 강제하고, 이 과정에서 사용자를 철저히 배제하는 법적 근거를 신설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용자의 권력형 괴롭힘 행위에 대해서도 외부 기관의 객관적인 조사와 적절한 견제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던 노동계의 오랜 숙원 중 하나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준병 의원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사용자일 경우, 신고 대상이 도리어 조사의 주체가 되는 모순이 존재해 왔다"며 "실효성 있는 조사 절차가 없다는 것은 자칫 사용자의 갑질을 법이 합리화해 줄 우려가 있고, 결과적으로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의원은 "건전하고 대등한 직장 문화를 만드는 데는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으며, 괴롭힘 주체가 누구든 동일한 기준으로 엄정하게 조사받아야 마땅하다"라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제도의 실효성과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노동자가 어떠한 보복의 두려움도 없이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는 안전한 노동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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