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서울 등 6개 지역의 지방선거 결과에 불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재선거' 요구를 둘러싼 장동혁 최고위와 정점식 원내지도부의 견해차가 드러나고 있다. 장 대표는 '전면 재선거'를 앞세우지만, 정 원내대표는 선거소청 제기의 목적이 재선거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투표용지 부족, 투표 지연, 출구 조사 발표 이후 투표 등 참정권 훼손이 어디부터 어디까지 얼마만큼 발생했는지 가늠하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선거소청 범위를 어디까지 두는가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는 전날 장 대표 소집으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서울·경기·인천·부산·울산·광주전남 등 6개 지역에 대해 선거소청을 제기하기로 의결했다. 소청권자는 장 대표다.
정 원내대표는 "신속한 증거보전 및 참정권 훼손 행위가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공정 선거의 원칙에 부합한다는 믿음 아래 소청 제기를 결정한 것"이라며 "당의 정치적 유불리보다 오로지 국민의 참정권 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정 원내대표는 선관위에 전면 재선거를 요구하기보단,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공직선거법 등에 기반해 심사해 달라는 것이 소청의 취지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원내지도부에서는 선거소청이 기각되거나 각하되더라도, 소청 절차를 밟아두어야 추후 진상조사에 도움을 줄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정 원내대표는 "선거소청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진상 규명"이라며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발족과 '선관위 특검'을 촉구했다.
이처럼 정 원내대표는 선거소청에 관해 발언하면서 '재선거' 단어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앞서 최고위 의결 뒤, 장 대표가 페이스북에 "목표는 분명하다. 전국 재선거"라며 "소청은 시작일 뿐"이라고 쓴 것과 적지 않은 온도차가 있다.
전날 지도부의 선거소청 결정을 기자들에게 설명한 최보윤 당 수석대변인이 "국민의힘은 소청 관련 논의를 했고, 전면 재선거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언한 뒤, 정 원내대표가 "전면 재선거 요구는 아니"라며 직접 수습한 모습도 '투톱'의 견해차를 보여준다. 원내 관계자는 "소청은 재선거와 다른 문제"라고 진화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당선된 서울시장 선거마저 소청 대상에 포함된 걸 두고 논란이 일자, 정 원내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불복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안과미래 의원들로부터 '소청 대상에 서울시장 선거가 포함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전달받고 전날 최고위 때 이를 공유했으나 최종 결론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한다.
당내 소장파 의원 모임 대안과미래의 간사 이성권 의원과 조은희 의원은 이날 오전 정 원내대표를 찾아가 급하게 결정된 선거소청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 의원은 "내일 소청 접수 전 의원총회를 소집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정 원내대표는 '재선거를 목적에 둔 것은 아니다', '참정권 침해가 발생한 지역에 한해 각급 선거에 관해 선관위의 판단을 받아보기 위한 목적으로 소청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장 대표의 '전면 재선거' 주장이 "정치적 구호, 정치적 화법"과 같다며 일축했다고 한다.
오세훈 시장과 가까운 조 의원은 "당 대표는 전면 재선거를 얘기하고, 원내대표는 국민의 참정권 문제를 얘기하고 있어서 방향이 많이 다르다"며 "이런 중차대한 결정을 긴급 최고위를 통해 한다는 건 대표의 지나친 독단"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시위대가 봉쇄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즉흥적으로 찾았다. '부정선거' 피켓을 든 시민들 사이에 둘러싸인 장 대표는 현장에서 "지금 시민이 원하는 건 재선거"라며 "국민의힘은 시민들과 함께 이곳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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