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하는 발언이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나왔다. 지도부가 사실상 '좀비' 상태가 됐다는 비당권파의 지적에 장동혁 대표는 "(당에) 지지를 보내주는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맞섰다.
이로써 국민의힘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비당권파로 분류되는 2명이 장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한 반면, 당권파는 장 대표 지키기에 합심하는 모양새가 됐다.
비당권파인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한다. 그것이 민심을 따르는 합리적인 길"이라며 "책임지는 다른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양 최고위원은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뒤 최고위에 출석하지 않아 왔다.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이날 처음 최고위에 참석한 그는 "6월 3일 선거가 끝난 후 제가 이 최고위 자리에 앉아 있을 것이라고는 차마 생각하지 못했다. 아마 대다수 국민과 지지자는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저를 포함한 지도부 모두가 물러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양 최고위원은 장 대표가 사퇴 거부의 명분으로 드는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규명에 관해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그는 "리더는 책임지는 사람", "국민의힘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로 불린다"며 장 대표를 겨냥했다. 장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며 양 최고위원의 발언을 들었다.
장 대표 면전에서 '지도부 총사퇴' 제안이 나온 건 지난 11일 최고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에는 우재준 최고위원이 "지도부가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책임을 회피하지 않아야 한다"며 "모두 사퇴하자"고 말했다.
앞서 우 최고위원의 말에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던 장 대표는 이날도 양 최고위원의 말에 직접 반박했다. 장 대표는 추가 발언을 자청해 "총사퇴하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 공백 기간에 누가 이 문제를 가지고 싸울지 눈에 그려지지 않나"라며 "지금은 올림픽공원에 모여 우리를 향해 뭐라도 하라는 시민의 목소리에 집중할 때"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말한 '이 문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지칭한 것이다.
또한 장 대표는 지방선거 기간 자신이 지원 유세한 지역의 결과가 좋지 못했다는 지적에 반기를 들며 "세 번 네 번 찾아간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당선된 윤용근 의원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재선거와 특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며 전면 재선거 주장도 거듭했다.
장 대표 사퇴 압박을 방어하는 당권파의 공세 역시 이어졌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우리 당의 일부 철없는 그룹들이 외계어로 열심히 떠들고 있다", "책임져야 할 이유가 없다"며 장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박준태 당 대표 비서실장은 우 최고위원이 해외 출장으로 이날 최고위에 불참하고, 양 최고위원이 지선 이후 처음 최고위에 출석한 점을 거론, "기승전 당 대표 흔들기만 하고 있다"며 "본인이 책임져야겠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사퇴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책임지라"고 쏘아붙였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양 최고위원을 향해 "당 사무처를 대표해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일부 참석자는 양 최고위원에게 '지도부 사퇴를 안 하는 상태에서 계속 회의에 참석할 것인지'를 분명히 하라며 역으로 거취를 압박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인 견해나 비판은 있을 수 있지만, 선이라는 게 있지 않겠나"라며 "저희가 할 수 있는 비판을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서는 강한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양 최고위원을 향한 당권파 인사들의 항의를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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