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체류 이주노동자 110만 명 시대를 맞아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방지대책'을 내놓았지만 실효성 있는 긴급 구제체계에 허점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2일 전북이주인권노동네트워크에 따르면 정부는 익명 제보센터를 만들고 모국어 설문조사를 하며 이른바 '외국인 인권리더'를 선발해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실행 계획이 구체화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의 제공과 시스템 구축이 우선이다.
이 단체는 성명서에서 "현장 이주노동자들이 당장 사지(死地)에서 탈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긴급 구제 체계'가 있는가? 당장 발생하는 사업장의 인권 침해에 대한 긴급 신고는 어디로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신고하면 뭐하나. 당장 갈 곳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 단체는 "정부는 사업장 변경 제도를 개선해 인권침해 발생 시 가해 사업주로부터 분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폭행과 성희롱, 인간 이하의 모욕을 견디다 못해 사업장을 이탈한 이주노동자는 대체 당장 오늘 밤 어디서 잠을 자고 어디서 밥을 먹어야 한단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단체는 또 "현재 이주노동자가 긴급 분리되었을 때 갈 수 있는 보호시설은 사실상 민간 종교단체나 시민사회가 운영하는 임시 쉼터가 전부"람 "이마저도 정부의 예산 지원 삭감으로 고사 직전에 몰려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가 강제하는 '고용허가제'와 '계절근로자'라는 틀 안에서 노동자를 입국시켰다면 이들이 재난과 인권침해를 당했을 때 보호할 공공 격리 쉼터 설치와 운영은 정부의 최소한의 법적·도덕적 책무라는 주장이다.
네트워크는 "안전하게 머물 공공 쉼터 하나 마련하지 않은 채 '사업장 변경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말은 피해 노동자에게 또다시 노숙을 하거나 불법 체류의 위험을 감수하라는 무책임한 방치와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모니터링보다 급한 것은 '긴급 인권 구제 체계'’이다"며 "아울러 이주노동자 인권에 손 놓고 있는 지방정부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북은 인구가 감소가 심각하고 대부분 기초지자체가 '소멸지역'이어서 이주노동자와 유학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주민에 대한 인권 침해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음에도 지방정부는 대책이 없다.
계절근로자, 지역특화형 비자, 유학생, 외국인 노동자 등 다양한 비자로 체류하고 있는 이주민들이 겪는 인권 침해와 차별에 대응할 조례를 제정하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지방정부가 중심으로 고용노동부와 국가인권위 등과 협력하여 지역 이주인권 단체와 거버넌스 구성을 통해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첨언이다.
전북이주인권노동네트워크는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인권침해 즉시 가해자와 분리되어 노동권을 보장받는 강력한 '긴급 인권 구제 체계'를 즉각 수립하고 △이주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안전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국가 운영 ‘공공 전문 쉼터’를 전국 권역별로 신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이어 △정부는 이주노동자를 종속시키고 인권침해를 양산하는 근본 원인인 고용허가제 폐지하고 자유로운 사업장 이동권을 보장해야 하며 △전북도는 이주민 인권 보호를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이주민 인권 보호를 위한 종합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이주인권노동네트워크는 전북자치도노동조합과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북자치도노동권익센터, 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등 14개 단체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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