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전북 선거 결과를 둘러싼 해석 논쟁이 '아전인수'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최근 SNS를 통해 "전북에서 확인된 민심의 균열을 직시해야 한다"며 "40%가 넘는 도민이 왜 다른 선택을 했는지 그 이유를 제대로 듣고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의원의 이 같은 해석이 전체 민심의 절반만 바라보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전북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이원택 후보는 과반이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40%가 넘는 지지를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더 많은 전북도민들은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40%의 민심"을 이야기하기 전에 "51%의 민심" 역시 함께 놓고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역대 전북지사 선거에서 찾아볼 수 없었을 정도로 정책 경쟁은 사라지고 각종 의혹과 사법 리스크가 선거판을 뒤흔든 선거였다.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 경선을 앞두고 당시 김관영 전북도지사의 '대리운전비' 제공 의혹이 터져 나왔고, 검은색 돈 가방과 현금이 오가는 장면이 충격적으로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전국적인 논란으로 번졌다.
민주당은 결국 김 전 지사를 제명했으나, 김 전 지사는 "소명 기회도 주지 않고 제명했다" "도지사는 전북도민이 선택한다"는 논리로 대응하며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선거 과정에서는 이원택 후보의 식사비 대납 사건이 터져 나왔고 김관영 후보를 둘러싼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 등이 이어지며 전북 정치권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그렇다면 민주당 후보를 선택한 과반의 유권자들은 무엇을 보고 표를 던진 것일까.
정치권에서는 상당수 유권자들이 민주당의 징계 결정 자체를 '당의 최소한의 책임 있는 조치'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민주당이 현직 도지사의 현금 제공 논란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선거를 치렀다면 오히려 더 큰 정치적 역풍을 맞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해석은 무소속 출마 자체에 대한 도민들의 평가다.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돼 도정을 이끌던 현직 도지사가 당의 징계 결정 이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것이 과연 정당했는지에 대해 도민들은 냉정하게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시 공개된 영상에는 김 전 지사가 술자리 이후 참석자들에게 현금을 건네는 장면이 담겼고, 김 전 지사 측은 이를 이른바 "삼촌의 마음"이라고 해명했지만 해당 영상은 전국 언론에 보도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전북도민들은 2023년 새만금 잼버리 파행으로 이미 큰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 또다시 전국적 조롱거리가 되는 현실에 김관영 도지사에 대한 적지 않은 배신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었다.
실제 선거 기간 동안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는 "당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무소속 출마까지 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40%가 왜 김관영 후보를 선택했는지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51%가 왜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는지도 함께 분석해야 균형 잡힌 평가가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이번 선거 결과를 단순히 '40%의 민심'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전체 유권자의 선택을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이번 선거는 40%와 51%라는 두 개의 민심이 동시에 존재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북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전북도지사를 비롯해 14개 시·군 단체장 전부를 몰아줬고 전북도의회 역시 44석 가운데 42석이 민주당으로 구성됐으며 심지어 도의회 25석은 그야말로 '무투표당선'이라는 결과만 놓고 보면 전북 정치에서 민주당의 독주 체제는 여전히 공고하다.
도지사 선거에서의 '40%'는 민주당의 결정에 반발하거나 무소속 후보를 지지한 민심일 수 있다. 그러나 51%는 현금 제공 논란과 당내 갈등 속에서도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며 '정치적 책임과 정당정치를 선택한 민심'일 수도 있다.
따라서 민주당이 이번 선거를 통해 읽어야 할 민심은 단순히 패배한 쪽의 표심만이 아니다. 승리한 후보에게 표를 던진 다수 유권자의 선택 역시 똑같이 존중받아야 할 민심이라는 점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특정 표심의 정치적 해석이 아니라 전체 민심에 대한 균형 있는 성찰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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