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성 전북교육감 당선인의 교육감직 인수위원회가 출범한 가운데 전북지역 주요 교원단체들이 잇따라 우려를 표명하며 인수위 구성의 현장성·대표성·도덕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전북특별자치도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오준영·전북교총)와 전북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용현)은 10일 각각 논평을 내고 인수위원회 구성 과정과 인선 기준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면서 현장 교사들과의 공식 소통 창구 마련을 촉구했다.
전북교총은 이날 논평에서 "새 교육감 체제의 출범을 축하하고 전북교육의 안정과 회복을 기대한다"면서도 "전북교육의 향후 4년을 설계하는 첫 공식 기구인 인수위원회가 전북 최대 교원단체와 최소한의 사전 소통조차 없이 출범했다"고 지적했다.
전북교총은 특히 인수위원 명단에 포함됐다가 음주운전 전력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인사를 거론하며 인선 과정의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전북교총은 "논란이 된 인사가 최종적으로 제외된 것은 당연한 조치"라면서도 "자진 사퇴로 인선 과정의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천호성 당선인이 해당 인사의 음주 문제를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한 만큼 단순한 검증 미흡을 넘어 인사 기준 자체의 문제로 볼 수 있다"며 "인수위 구성 과정에서 어떤 검증 기준이 적용됐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인수위 구성 기준은 정치권의 관행이나 다른 공직자 사례가 아니라 교육공동체가 납득할 수 있는 도덕성·전문성·대표성 기준이어야 한다"며 "현장교사 참여 역시 형식적 명단 구성에 그쳐서는 안 되고 정책 결정 과정에 교실의 현실이 실제 반영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교총은 악성 민원과 교육활동 침해, 현장체험학습 책임 문제, 기초학력 회복, 학교 업무 경감 등 산적한 교육 현안 해결을 위해 교원단체와의 공식 협의체 구성도 요구했다.
전북교사노조 역시 별도 논평을 통해 "천호성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기존 혁신학교를 뛰어넘는 '도전학교'를 약속했지만 공개된 인수위원 명단을 보면 새로운 전북교육을 설계할 인사들보다 과거 혁신학교 정책과 학생인권조례를 주도했던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도전학교보다 '혁신학교 시즌2'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밝혔다.
전북교사노조는 음주운전 전력 논란으로 인수위원 명단에서 제외된 현직 시의원과 관련해서도 "인수위원에서 제외된 것은 다행"이라면서 "천 당선인의 청렴 의지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향후 5급 비서관 등 주요 보직 임명도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직 교사를 인수위원으로 위촉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해당 인사가 과거 특정 교육감 관련 논란 과정에서 공개 입장을 낸 전력이 있는 만큼 전북 교사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인사인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특히 전북교사노조는 전북교총, 전교조 전북지부 등 주요 교원단체와의 사전 협의 없이 인수위원회가 구성된 점에 대해 "교육정책은 현장과 함께 만들어야 한다"며 "교사들의 목소리가 배제된 인수위원회가 현장의 요구를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선거 과정에서 활동했던 일부 인사와 수사 대상자로 거론된 인사들의 참여 문제, 과거 발언 논란이 있었던 교육계 인사의 위촉 문제 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전북교사노조는 "교원 분야 인수위원 다수가 혁신학교 정책과 학생인권조례를 주도했던 인사들로 구성돼 특정 성향 편중이 우려된다"며 "전북교육에 필요한 것은 과거 정책의 반복이 아니라 학력 신장과 교권 회복, 진로·진학 경쟁력 강화, 미래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새로운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인수위원회에서 진로·진학 분야를 대표할 전문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학생들의 미래를 책임질 교육 비전 설계를 위해 관련 전문가 참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체 인수위원 중 3명은 지난 6.3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비밀 텔레그램방 '천사랑'에 참여했던 현직 초등학교장 등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다. 이들은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현재 경찰과 선관위의 수사 대상에 올라있는 상태다.
전북교사노조는 "비밀 텔레그램방 '천사랑' 수사 대상자들이 인수위원에 대거 포함돼 있다"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사법 리스크'가 큰 인물들이 전북교육의 중대 과제 등을 제대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양 단체는 표현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인수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현장 교사와 교원단체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전북교총은 "전북교육의 새 길은 회의실이 아니라 교실과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밝혔고, 전북교사노조는 "인맥과 진영이 아닌 전문성과 실력 중심의 인사를 통해 진정한 변화의 전북교육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천호성 당선인 측은 지난 9일 교육감직 인수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인수위는 향후 전북교육의 주요 정책 방향과 조직 운영 방안 등을 점검하고 민선 교육감 체제 출범을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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