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전북지선 입체 분석] ⑪ 민주 '실책' 보고 자란 전북의 2030…"우린 정당 보지 않아"

"전북 MZ세대 최대 관심사는 일자리와 주택"

결과론으로 보면 6·3 지방선거에 앞서 전북에서 진행된 전북도지사 관련 여론조사 중에서 개표결과에 가장 근접한 것은 '한국갤럽'의 조사였다.

한국복지신문 의뢰로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여론조사는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 46%에 무소속 김관영 후보 38% 등 양자간 지지율이 8%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6월3일 개표 결과 이원택 후보 51.2%에 김관영 후보 41.8%의 격차(9.4%포인트)도 거의 엇비슷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이틀차인 30일 오전 광주 광산구 우산동행정복지센터 3층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승자를 정확히 맞추었고 여론 지지율과 실제 득표율도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조사 시점은 여론조사를 공표하거나 인용보도를 금지하는 이른바 '블랙아웃', 깜깜이 기간(5월 28~6월 2일) 바로 직전이었다.

통신 3사가 제공한 핸드폰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CATI)하는 응답 방식을 채택했는데 응답률은 16.3%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그래서 전북의 '2030세대 표심'을 분석하기 위해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봤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방선거 투표 의향을 묻는 말에 "반드시 투표를 할 것이다"는 응답 비율은 전 연령층이 83%였지만 18~29세는 47%로 뚝 떨어졌다.

직장을 잡고 막 가정을 이룬 30대의 적극적 투표의향층 역시 79%로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투표 직전의 여론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의 약 80%가 투표장으로 간다"고 말한다.

이를 토대로 산술적으로 곱하면 18~29세 투표율은 38%, 30대는 63%가량이 된다.

전북 6·3 지방선거의 실제 투표율(62.7%)을 감안할 때 20대가 투표를 많이 하지 않았을 추론이 가능하다.

전주시의회 입성을 앞둔 조국혁신당의 채민석 당선인은 "2030세대의 최대 관심은 '일자리'와 '주거문제'인데 정치가 이를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불신이 적잖다"며 "투표를 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많지 않다고 보는 까닭에 실제 투표율도 높지 않을 것이라고 체감했다"고 말했다.

30대인 같은 당의 이수진 당선인도 "선거과정에서 만난 2030 세대들은 그 누구도 자신들의 고민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는 불만을 표출했다"며 "금품 제공 의혹이나 허위사실 유포 등 자극적인 소재에 오해하기 쉬운 세대여서 투표를 포기한 사람들도 상대적으로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투표하지 않겠다'와 '모름·무응답' 비율은 전 연령층에서 4%가 나왔지만 20대는 11%에 달했다.

또 전북도지사 후보 지지도 질문에 전 연령층의 '모름·무응답' 비율은 13%였지만 20대의 같은 비율은 33%로 껑충 뛰었고 30대도 21%에 육박했다. 막판까지 2030 세대의 부동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예측인 셈이다.

전북이 민주당 텃밭이라고 해서 MZ세대가 막연히 민주당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30대의 한 정치인은 "2030세대의 극우화가 수도권 얘기인 줄 알았는데 전북에서도 이런 현상을 표면적으로 느꼈다"며 "각종 미디어와 SNS를 통해 부정선거 논란이나 음모론에 솔깃해 하고 유세장에 참여하는 젊은 친구들도 적잖게 봤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성향이나 지지후보를 솔직하게 밝히지 않거나 '모름·무응답'으로 답하지만 실제 투표에서는 보수정당이나 보수 후보에게 표를 주는 '2030세대 샤이 보수'도 엄연히 존재한다"며 "민주당에 대한 불신과 피로도가 지방의 젊은 우경화로 이어진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수도권에서 살다 3년 전에 김제시에 터를 잡았다는 사회적 활동가 K씨는 "그래도 결국은 젊은 표심이 민주당으로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별 득표율도 민주당이 월등히 높았다"고 말했다.

확인해보니 올 6월 지방선거의 기초의원 비례대표 개표결과를 토대로 한 '정당별 득표율'은 김제시의 경우 투표인 4만8604명 중에서 민주당을 찍은 유권자가 3만5326명을 기록해 77.1%를 차지했다.

인근의 완주(70.9%)나 익산(70.6%), 정읍(74.1%) 등지도 70%를 넘어서는 등 민주당의 압도적 지지율을 나타냈다.

K씨는 "다만 지금의 전북 2030세대는 민주당 독점구도 속에서 각종 비위와 일탈만 보고 자란 세대"라며 "그래서인지 선거기간 내내 현장에서 만난 젊은이의 상당수는 무조건 민주당이 아닌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정당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일당독주의 '고인물은 썪기 마련'이라고 비판하는 MZ세대는 특정 정당에 대한 기대치를 표출하지 않고 일자리와 주택문제와 관련해 자신에게 얼마나 이득이 되는지를 따지는 경향이 있다"며 "전북정치도 이제 젊은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주장을 하는지 경청하고 정책 실행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지방선거 투표 결과의 세대별 분석 등 세분화된 통계를 즉시 추출할 수 없어 일정 기간 후에 발표하고 있다.

따라서 20대와 30대의 세대별 투표율과 후보별 지지비율 등은 현재로선 알기 어렵고 내년 이후 발표될 공식 통계를 봐야 분석이 가능할 전망이다.

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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