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9일 장동혁 대표 사퇴 필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장 대표의 퇴진 방법·시기에 대해서는 저마다 온도차가 있었으나, 지방선거 패배 뒤 당의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서는 공통으로 장 대표의 퇴진이 필요하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국민의힘 김도읍(4선. 부산 강서), 정점식(3선. 경남 통영·고성), 성일종(3선. 충남 서산·태안) 의원 등 3인의 원내대표 후보는 선거를 하루 앞둔 이날 당내 초·재선 의원들이 공동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당 혁신 방향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국민의힘 의원 110명 중 초선 의원은 46명, 재선 의원은 30명으로 약 70% 비율을 차지한다. 장 대표는 재선 의원이지만 토론회엔 불참했다.
언론에 공개로 진행된 모두발언에서 세 후보는 당의 방향성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친한동훈계와 소장파의 지지를 받는 후보로 꼽히는 김 후보는 "노선 변화를 수차례 말했으나 노선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고, 우리는 그 상태로 지방선거를 치렀다"며 "지금 이 상태로 가다간 2028년 총선, 2030년 대선까지 정말 절망적"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도로 친윤당'이라는 소리를 더 이상 듣지 않는 당으로 만들자. 원내대표가 된다면 1년의 소임은 당의 면모를 바꾸고 이미지를 바꿔서 후임 원내대표와 당 대표가 총선을 멋지게 승리로 이끌 수 있는 토양만, 기반만 다지겠다"고 했다.
여전히 국민의힘 주류를 점하고 있는 친윤계 지원을 받는 걸로 알려진 정 후보는 "당의 활로를 찾기 위한 치열한 분석, 건강한 비판 모두 필요하고 우리는 이를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책위의장을 맡아 장 대표와 함께 지도부 일원으로 지방선거를 치른 정 후보는 "분명한 건 사퇴냐, 수습이냐를 두고 벌어지는 치열한 고뇌의 결론이 우리끼리의 분열이 돼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지나친 지도부 흔들기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성 후보는 "지금 친한·친윤 계파 싸움할 때가 아니다. 이거 없어져야 한다. 대리전 흐름이 있어서도 안 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보고 위원회를 만들어 평가하고 있는데, 우리는 지금 그런 기미조차 없다. 우리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후보는 "시간이 없다"며 "당을 바꾸지 못하면 우리는 국민에게 정말 버림받을지 모른다"고 했다.
이후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초선 고동진 의원이 던진 질문에 대해 세 후보가 저마다 생각하는 지도부 교체 흐름과 장 대표의 '6.3 지방선거 재선거' 주장에 대한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선거가 끝나서 결과가 좋지 않으면 지도부 전원이 사퇴하고 새출발하는 게 지금까지의 일관된 모습이었다", "지도부가 책임지는 건 옳지만 과거 이준석 대표가 당에서 물러났을 때처럼 국민이 보기에 과격한 모습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성 후보 역시 "질서 있는 퇴진"을 강조했다고 한다. 정 후보는 "원내대표가 당 대표를 물러나게 하는 건 제한적"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이 분위기를 바꾸는 건 옳다"는 견해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세 후보 모두 장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는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세 후보 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이 승리한 게 아니니 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건 당연한 건데, 그 과정이 당을 분열하는 모양새가 안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원도 "방법은 조금씩 달라도, 결론적으로 '장 대표와 지도부가 물러나지 않고 그대로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후보는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세 후보는 장 대표의 '재선거'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모두 국정조사와 특검, 검찰과 경찰의 수사 등을 본 뒤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아울러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복당 문제에 관해서는 "세 후보 모두 한동훈 전 대표를 속히 입당시키려는 의견은 아무도 없었다. 최소한 1년 이상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고 초선모임 간사 박상웅 의원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한편 거취 문제에 대한 장 대표의 침묵이 길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도 곳곳에서 장 대표 사퇴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개혁 성향 의원 모임 '대안과미래'는 국회에서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를 열고 "국민의힘은 패배했다"며 그나마 당선한 지역에서도 장 대표의 기여가 적다고 평가했다. 5선 중진의 권영세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객관적으로 이번 선거는 진 것"이라며 "지도부 사퇴를 포함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할지 계속 논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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