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새만금 잼버리 직후, 새만금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
그렇잖아도 역대 8번의 정권마다 기본계획(MP)을 바꾸면서 터덕거리던 새만금은 잼버리대회 실패로 '희망고문'이라도 해주기를 바라야 되는 서글픈 처지로 전락하는가 싶었다.
당시 새만금을 향한 당시 집권여당 국회의원들의 집요한 '가짜뉴스' 공세는 잼버리대회의 실패로 황망했던 전북 도민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었다.
대표적인 공세로는 "전북도가 잼버리를 핑계로 지역SOC예산을 더 빨리,더 많이 끌어가는데만 힘을 쏟았다. 그러니 '대국민 사기극'이다" "전북도가 잼버리 핑계로 SOC사업으로 끌어간 국가예산이 무려 11조 원에 이른다" "전북도와 지역 정치권이 잼버리를 SOC예산확보를 위한 도구로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는 자신들의 이익에 눈이 멀어 잼버리대회 파행이라는 결과를 초행했다" 는 등의 주장을 펼치면서 전북과 도민을 "전북의 이익을 위해 국가예산만 챙기고 잼버리대회를 파행시킨 '파렴치범'"으로 몰아갔다.
이같은 집권여당 국회의원들의 주장은 공세에만 그친 게 아니라 실제 새만금SOC예산의 대폭적인 삭감으로 이어졌다.
2023년 8월 29일, 전북도민은 뜻밖의 소식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이 날 기재부가 발표한 2024년도 새만금 SOC사업예산은 부처 반영액보다 78%가 삭감된 1479억 원, 날라간 삭감액은 무려 5147억 원에 이른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의 파행 책임을 전북도에 떠 넘기기 위한 보복성 위법한 삭감이자 예산독재"라고 반발했다.
<프레시안>전북취재본부는 이 때부터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가짜뉴스'를 바로잡고 새만금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살펴보기 위한 기획취재에 들어갔다.
이 후 다음 해 2월까지 60여 편의 기획취재가 이뤄졌고, 포털사이트 '다음'에서는 <프레시안> 전북본부가 생산한 기획취재를 별도의 연재코너로 게제했다.
<프레시안>은 '다음'에 게제된 기획 취재물을 엮어 한 권의 책자로 발간했고, 책의 제목은 바로 '새만금은 흰코끼리가 아니다'였다.
취재기자를 대표해 책 머리에 서문을 적은 박기홍 국장은 '새만금은 흰 코끼라가 아니다'를 책 제목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경제용어에서 흰코끼리는 희귀하고 가치는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부담스러운 프로젝트를 말한다. 정부는 현재(2023년 당시)새만금 완공목표를 2050년으로 늘려 잡고 단게별로 추진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1억 평의 대(大)파노라마 현장을 애물단지로 취급하지 말고 대한민국 발전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 7개월 간의 치열했던 기록의 성과가 이제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새만금 엔비디아 데이터센터'로 이어질 모양새다.
새만금이 언제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은 적이 있던가?
새만금이 비상하려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때 말한 "새만금은 정리돼야 한다"는 발언에도 주목해야 한다.
주목해야 할 당사자는 전북과 새만금 주변 군산·김제·부안 3개 시군이다.
새만금특별행정자치구역 설정은 커녕, 새만금 방조제 관할권을 두고 또 새만금항의 명칭 부여를 두고 사사건건 '고소,고발'만 일삼는 3개 시군은 더 이상 '아전인수'격 싸움에 몰두하다가는 '노 젓기도 전에 물 다 빠질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연히도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군산김제부안을'에 지역구를 뒀던 이원택 당선인이, 그 자리에는 박지원 평당원 최고위원이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했으며, 또 다른 '군산김제부안갑' 지역구에는 직전 새만금개발청장을 지낸 김의겸 당선인이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했다.
새만금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정치적 이해관계와 지역 간 갈등,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된 정책 변경 속에서도 '희망고문'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이번 기회처럼 언젠가는 부지불식간에 닥쳐 올 가능성에 대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잼버리 파행 이후에는 국가적 비난의 표적이 되며 다시 한번 최대 위기를 겪었지만, 이제는 세계적 규모의 AI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 투자 거점으로 주목받으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마침 새만금을 가장 잘 이해하는 정치인들이 전북도정과 국회 전면에 나섰다. 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 그리고 전북 정치권이 새만금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을 정리하고 국가 성장의 거점으로 도약시키는 데 힘을 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잼버리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새만금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견인하는 '신성장 엔진'으로 비상할 수 있을지, 이제 답은 전북의 선택과 실천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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