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했지만 예전 같지 않은 승리…전북 민심이 보낸 경고장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전북도지사 선거 승리와 함께 대부분 지역에서 우위를 지키며 다시 한 번 전북 정치의 중심축임을 확인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민주당의 승리였다. 그러나 선거 과정은 예전과 달랐다.
민주당 후보인 이원택 당선인은 최종적으로 51.22%를 얻어 41.78%를 기록한 무소속 김관영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9.44%포인트였다.
최종 결과만 놓고 보면 비교적 안정적인 승리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선거 과정은 민주당이 익숙하게 치러왔던 전북의 선거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관영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와 접전을 벌였고 일부 조사에서는 앞서는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지도부와 중앙당 인사들이 잇따라 전북을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위기감과 무관하지 않았다.
전북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를 두고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결코 쉬운 선거는 아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선 후유증, 선거 내내 그림자 드리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가장 크게 겪은 부담은 경선 후유증이었다.
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안호영 의원은 공정한 경선을 요구하며 단식을 감행했고, 이후에도 경선 과정과 공천 절차를 둘러싼 논란은 선거 막판까지 이어졌다.
민주당은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경선 과정에서 형성된 갈등은 선거 기간 내내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했다.
김관영 후보 역시 민주당 제명 이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전북의 선택은 중앙당이 아니라 전북도민이 한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민주당 내부 갈등과 중앙당 개입 논란은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를 단순한 여야 대결이 아닌 전북 정치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 구도로 확대시키는 계기가 됐다.
특히 민주당 입장에서는 선거를 치르면서 야당이나 경쟁 정당보다 오히려 내부 갈등 수습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했다는 점도 뼈아픈 대목으로 남았다.
도의회 44석 중 42석…25석 무투표 당선이 남긴 질문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전북도의회 지역구 38석 전석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25석은 경쟁 후보 없이 무투표 당선됐다.
민주당은 여기에 비례대표 6석 가운데 4석을 더해 전체 44석 중 42석을 확보했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40석 중 37석, 2018년 지방선거 당시 40석 중 36석을 차지했던 것보다도 더 높은 수준의 의석 집중이다.
기초의회 역시 적지 않은 지역에서 경쟁이 실종됐다.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정치적으로는 생각해 볼 지점이 적지 않다.
도지사 선거에서는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강하게 압박했지만, 지방의회 권력은 오히려 민주당으로 더욱 집중됐다.
민주주의는 선택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유권자에게 선택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정치적 활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 안팎에서 "경쟁 없는 정치가 정치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주당이 읽어야 할 것은 승리가 아니라 과정
이번 선거는 민주당에게 두 개의 상반된 결과를 안겼다.
도지사 선거에서는 무소속 후보의 거센 도전을 받으며 역대급 접전을 치렀지만, 지방의회에서는 오히려 더 강한 독점 구조를 구축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승리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공천 갈등과 무소속 돌풍, 경쟁 약화라는 경고 신호가 동시에 확인된 선거이기도 했다.
전북 정치의 기본 지형이 단기간에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이번 선거가 민주당에게 "전북 민심을 당연하게 여길 수는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선거였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결국 이번 선거의 교훈은 민주당이 얼마나 많이 이겼느냐가 아니라 왜 이렇게 힘겹게 이겼느냐에 있다.
6·3 지방선거는 민주당이 다시 한 번 전북의 선택을 받았음을 보여줬다. 동시에 앞으로도 같은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스스로 점검해야 하는 선거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승리했다. 그러나 전북 민심이 던진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