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100여 명의 여객선 탑승객이 목적지에 당초 예정 시간보다 4시간 가량 지연 도착했으나 불평 한마디 없었던 일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더구나 이 배에 타고 있던 귀화 한국인 방글라데시 출신 자만방글라(53·경기도 포천시 소흘읍)씨는 이 사실에 감동해 한국인이 된 사실이 진짜 자랑스럽다며 장문의 문자를 보내왔다.
포항~울릉 간을 운항하는 여객선사인 울릉쿠루즈(주) 측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11시, 승객 1천백여 명을 태우고 포항에서 울릉도로 2시간 정도 운행하던 중 갑자기 응급환자가 발생, 포항으로 회항한 후 다시 출발하는 바람에 당초 울릉도 도착 시간보다 4시간 가량 지연돼 총 운항시간이 11시간이나 걸렸다는 것이다.
선장과 선원들은 환자가 발생하자 즉각 안내방송을 통해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뱃머리를 포항으로 돌렸으며, 미안한 마음에 이튿날 조식은 무료로 제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여객선은 (주)울릉크루즈 소속 '뉴시다오 펄'호로, 이종열 선장은 뇌출혈 의심증상 환자 남 모씨(74)가 도움을 구하자 포항해경에 헬기 구조요청을 했다.
그러나 당시 기상악화로 헬기 운항이 어렵게 되면서 선장 이 씨는 선원들과 고민끝에 회항 결단을 내린것으로 확인됐다.
선사측은 회항에 따른 연료비도 1천만 원 이상 추가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감수했다고 밝혔다.
취재결과 환자 남씨는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며 선사측은 근황을 체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귀화 한국인 자만방글라 씨는 난생 처음인 울릉도 여행 2박 3일을 마치고, 지난 24일 포항에 도착해 거주지로 가면서 지인을 통해 '프레시안'에 문자로 이 같은 내용의 감동을 알려왔다.
◇자만방글라씨의 감동 소감을 간추려 본다.
자만방글라 씨는 '감동의 울릉도 여행기'라는 글에서 “저는 30년 전 방글라데시에서 한국에 온 한국 사람입니다”라고 자신을 밝히고, 5월 21일 한국에서 알게 된 교수·지인들과 함께 울릉도로 여행을 떠났다는 것이다.
그는 "포천에서 출발한 그날 아침은 참으로 설레고 행복했습니다. 포항에 도착한 우리는 울릉도 크루즈항 인근 횟집에서 저녁 식사를 정말 맛있게 먹고 10시30분께 드디어 울릉도로 향하는 내 인생 처음으로 경험한 큰 배에 승선했습니다. 살면서 이처럼 큰 배를 타본 것은 처음"이라고 설렜던 기분을 표현했다.
이어 그는 "30년 전에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인으로 귀화했으나 그동안 ‘한국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져왔긴 하지만 특별한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마음 깊이 큰 감동을 받았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의 본론은 시작된다.
"약 두 시간 정도 항해했을 때 객실 침대에서 잠이 들었지만 얼마 후 “승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안내방송 때문에 잠을 깼다"고 밝혔다.
"방송 내용은 승객 중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며 선장과 승무원들은 고민 끝에 결국 한 사람의 생명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판단 아래 배를 다시 포항으로 회항하기로 결정했고, 그 이유는 1천 여 명의 관광객도 소중하지만 한 사람의 환자는 더욱 소중하기에 포항으로 되돌아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배는 안전하게 환자를 육지로 이송한 뒤 다시 울릉도로 출발했고 결국 항해 시간은 세 시간 이상 더 늘어나 총 열 시간이 넘는 긴 여정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 사람 때문에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곧 저는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한국 사회는 한 사람의 생명과 인권을 그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긴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교육으로는 늘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고 배워왔지만, 실제 현실 속에서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저는 처음 경험했습니다. 더 놀라웠던 것은 승객 중 어느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라고 감동을 전했다.
그의 감동은 아침까지 이어졌다.
"아침 식사를 하며 사람들은 불만 대신 모두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그 환자분은 괜찮으실까?” “무사히 병원에 잘 도착하셨겠지?” “건강을 회복하셨으면 좋겠다.”
"그 순간 저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불편보다 아픈 사람의 안전과 생명을 먼저 걱정하는 사람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이 따뜻한 사회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그날 저는 마음속 깊이 느꼈습니다. '나도 이런 감동적인 한국 사람이구나' 그래서 내가 한국사람인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 감사했습니다."
그는 글을 마무리하면서 "이 감동과 감사의 마음을 그냥 마음속에만 담아 두기에는 너무 아까워 비록 부족한 글솜씨지만, 제가 느꼈던 한국 사회의 따뜻함과 배려, 그리고 이번에 겪은, 사람을 존중하는 감동적인 아름다운 한국인을 꼭 글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저는 방글라데시에서 왔지만, 이제는 저도 당당히 자랑스런 한국 사람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이 따뜻한 나라 대한민국이 너무 좋습니다"라고 뿌듯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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