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5.18 탱크데이 파문', 정용진 사과로 수습 안 되는 이유는?

[월간 프레시안] 김수민 시사평론가-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①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의 DNA 속에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국민적 통합, 역사적·정치적 합의를 거부하는 DNA가 여전히 있는 거라고 봐요. 일부 극우세력의 시각으로는 5·18은 폭동이고 북한의 소행이라는 인식이 아직 남아 있는 거죠. 그게 발현되는 거예요. 마음속 깊은 곳의 정체성을 드러내야 한다는 인정 욕구 같은 것들이 은연 중에 발현되고, 그걸 통해 자기 지지층과 공감하는 거죠."(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스타벅스 논란도 결정적인 건 '책상에 탁'이었어요. 왜 하필 책상에 탁이 나오냐, 5월 18일에. 설령 탱크 텀블러가 원래 있던 제품이라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변명하려고 해도, 거기다 '책상에 탁'을 넣은 건 아닌 거죠."(김수민 시사평론가)

▲빌드업코리아2023 행사에 정용진 회장이 축하 동영상을 보냈다. ⓒ 빌드업코리아 동영상 캡처 (https://www.youtube.com/watch?v=smGgRdrrLKw)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이면 터져나오는 극우세력의 5.18 폄훼 시도가 올해도 반복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기념식에는 참석했지만 "정부 여당에게 5.18 정신은 권력 확장의 도구"란 망언을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기념식에 불참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더러워서 안간다"는 망언에 대해 "서러워서"라고 우기며 또다시 '국민 듣기평가'를 반복하고 있다.

올해 국민들을 더 경악하게 만든 건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이벤트'였다. 비판이 거세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를 즉각 해고하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빠르게 수습 모드에 들어갔지만 이런 '영혼 없는' 사과로는 '스타벅스 불매운동'으로 일고 있는 여론을 잠재우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멸콩' 발언으로 극우적 시각을 숨기지 않았던 정용진 회장의 '취향 저격' 마케팅이 아니였냐는 지적이다. 정 회장은 지난 2023년 미국 극우세력과 국제적 연대를 꾀하는 한국 극우집단인 '빌드업코리아' 행사에서 축사를 했고, 스타벅스코리아는 해당 단체 행사에 무료 커피를 후원하기도 했었다.

"정용진 오너가 지금 사회적 반발이 크니까 화들짝 놀라 아랫사람을 문책하고 사과하고 있는데, 아랫사람 문책한다고 해결됩니까? 본인이 직접 나서서 유가족 단체들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 없겠다고 다짐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해결이 안 돼요. 미국 본사에서도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박원석)

"정 회장이 사과했지만 국힘 충북도당 SNS에 ' 내일 스벅 가야지'라고 올렸더라고요. 이건 사실상 5·18 부정이 당론이라는 거죠."(김수민)

이처럼 스타벅스 미국 본사도 별도의 사과문을 내고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우리는 이번 일이 특히 희생자를 추모하는 이들과 유가족, 한국 민주화에 헌신한 모든 이들에게 얼마나 깊은 고통과 상처를 야기했는지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도 이번 사태를 크게 보도하고 있다.

정용진 회장은 스타벅스 대표 경질과 사과문으로 무마하려고 하지만, 국힘과 극우세력이 단식투쟁을 하는 세월호 유가족들 앞에서 '폭식투쟁'을 벌였던 때처럼 '스타벅스 불매운동'에 맞불을 놓으려고 하면서 파문이 쉽게 가라앉기는 힘들 전망이다.

정 회장이 이처럼 바로 수습에 나선 이유는 스타벅스 본사와의 계약에 '이마트의 귀책 사유로 계약이 해지될 경우 이마트가 보유한 지분을 모두 스타벅스 본사가 공정가치 평가액의 35% 할인율을 적용해 인수할 수 있다'는 콜옵션 조항이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2021년 계약할 때 스타벅스코리아의 기업 가치는 2.7조 원이었고, 이마트 지분 67.5%로 1.8조 원에 달한다. 이처럼 엄청난 돈이 달렸기 때문에 정 회장이 '멸콩' 논란 때와는 달리 바로 고개를 숙였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 막장 행태"라는 입장을 밝힌데 이어 20일 국무회의에서도 "광주 5.18 문제에 대한 표현이나 참혹한 피해자들에 대해 '어떻게 사람의 탈을 쓰고 그럴 수 있나' 하는 것들이 상당히 많이 벌어진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두 사람은 이 대통령의 스타벅스 비판은 동의했지만 표현이 너무 직접적이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과도하게 SNS를 통해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에 대해선 우려했다. 박 전 의원은 "소셜미디어 시대에 생겨난 풍경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처럼 해선 안된다"며 "엑스를 하되 무기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밤 늦게 포스팅이 올라오는데 밤에는 실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20일 프레시안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두 사람의 대담은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5.18 부정 DNA, 또 터졌다! 국힘도, 정용진도 영혼 없는 사과로 민심 못 막는다 ①ㅣ월간 프레시안_5월호

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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