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건설적 전략안정 관계 수립"…이란전 관련 "호르무즈 개방"

한반도 및 우크라이나 문제도 논의·내용은 공개 안 돼…시진핑 "미 기업에 문 더욱 활짝"·체면 살린 트럼프

14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 문제를 강조했다. 주목 받은 이란 전쟁 해법 관련해선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 촉구 등 원칙적 합의 이상이 공개되진 않았다. 두 정상은 미중이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수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 관영 <신화>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5분께부터 약 2시간 동안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중이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는 향후 3년 이상 미중 관계의 전략적 방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란 협력을 중심으로 한 긍정적 안정, 절제된 경쟁을 수반한 건전한 안정, 관리 가능한 차이를 동반한 정상적 안정, 평화 전망을 지닌 지속적 안정을 의미한다.

시 주석은 양국이 정치·외교·군사 소통 채널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무역·보건·농업·관광·문화·법 집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도 했다.

통신에 따르면 두 정상은 회담에서 중동 정세, 우크라이나 문제, 한반도 문제 등 주요 국제 및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시 주석은 특히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양국이 충돌하거나 심지어 갈등해 중미 관계 전체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만 독립'과 대만해협 평화는 물과 불처럼 양립할 수 없다"며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게 미중 관계의 가장 중요한 공통분모"라고 강조했다.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 답변은 공개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논의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는 회담 관련해 "훌륭"했고 "중국은 아름답다"는 평만 남겼다. 우크라이나, 한반도 등 문제에 대한 논의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를 보면 미셸 리 대만 내각 대변인은 미중 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미국이 대만을 확고히 지지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거듭 재확인해 왔으며 대만은 이에 매우 감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만 무기 지원 문제를 논의할 거라고 밝힌 가운데, 미중 회담에서 중국의 주요 목표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제한, 미 고위급 인사의 대만 방문 자제, 대만 독립 세력을 고무할 수 있는 수사 자제 등 대만에 대한 미국 입장을 바꾸도록 압박하는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전문가 "중, 대만 관련 미 압박에 이란전 이용할 것"…미 국무 "중, 이란전서 적극적 역할을"

이란 전쟁이 중국의 목표 달성에 지렛대로 사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를 보면 리다오쿠이 중 칭화대 경제학 교수는 "이란 문제는 사실상 중국에 도움이 된다"며 이란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이란에 경제적으로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미국과 대만을 떼어 놓기 위해 이 영향력을 사용할 용의가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란 문제가 주요 의제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미 당국자들은 중국이 중재에 나서길 기대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번 회담을 위해 중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미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며 중국이 이란 전쟁에서 "적극적 역할"을 하도록 설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린 그들(중국)이 이란이 현재 페르시아만에서 벌이고 있는 일과 벌이려고 하는 일을 포기하도록 더 적극적 역할을 해주길 설득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이 이란 종전 관련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이 모인 가운데 <뉴욕타임스>를 보면 백악관은 이날 회담에서 "양쪽이 에너지의 자유로운 흐름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된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펜타닐, 미 기업의 중국 시장 접근 문제, 중국의 대미 투자 확대 및 미국 농산물 구매 등을 논의하는 "좋은 회담"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AP>는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시 주석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에 반대했고 걸프 지역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이 미국 원유를 더 구매하는데도 관심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미 유럽정책분석센터(CEPA) 기술정책연구원 짐 루이스는 <AP>에 "양쪽 모두 두 가지 외교 정책 문제에서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관련 중국의 도움을 압박하겠지만 중국은 내키지 않아할 것이고 중국은 트럼프에 대만 관련 양보를 압박할 것으로 보이는데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를 보면 커트 캠벨 미 전 국무부 부장관 중국은 미국을 지켜보며 중동 문제에 지나치게 깊이 개입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어 이란 단호한 아박을 가해달라는 요구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중국을 깊이 관여 시키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진핑, 재계 거물 대동 트럼프에 "개방 확대" 화답

미국 재계 인사들을 대동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사업 의제를 부각했다. 그는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미국 쪽 경제 사절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꾸렸다며 "그들은 무역과 사업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 쪽에서도 전적으로 상호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팀 쿡 애플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미 재계 거물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 "중국을 '개방'"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화>는 시 주석이 정상회담 중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한 미 기업인들을 만났고 "중국의 문이 더욱 활짝 열릴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더 강한 상호이익을 위한 협력을 환영하고 미 기업들이 중국에서 더 넓은 전망을 갖게 될 걸로 믿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담에서 "전날 양국 경제·무역 대표팀이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긍정적 결과를 도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무역전쟁엔 승자가 없다"고 강조하고 양국 경제·무역 관계 본질은 "상호이익과 윈윈(win-win·모두가 승자)"이며 "차이와 마찰 속에서 동등한 협의가 단 하나의 올바른 길"이라고 밝혔다.

이날 두 정상의 만남은 우호적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이 "적수가 아닌 파트너가 돼야 한다"며 "중미 간 공통 이익이 차이점보다 크다"고 말했다. 또 미중이 신흥 강국 부상 때 기존 강국 견제로 충돌이 빚어지는 상황을 의미하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극복하고 강대국 간 관계의 새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을지 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국가 지도자로서 시 주석과의 오랜 인연을 강조하며 "우린 문제가 생길 때마다 매우 신숙하게 해결했고 앞으로도 함께 멋진 미래를 만들 것"이고 "당신은 위대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회담 뒤 두 정상은 베이징 톈탄 공원을 함께 방문했다. 이날 저녁 국빈 만찬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 방중 마지막 날인 15일엔 차담 및 업무 오찬도 예정돼 있다.

▲1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톈탄공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함께 방문했다. ⓒAP=연합뉴스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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