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대위, 결국 장동혁이 전면에…당내 반발 계속

'친한계' 우재준, 공동선대위원장 임명 거부…오세훈 등 수도권은 張 거리두기

지방선거를 3주 앞두고 국민의힘이 장동혁 대표를 간판으로 한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당내에서 꾸준히 이어진 '2선 후퇴' 요구에도 장 대표는 전면에 나서는 쪽을 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등이 촉구한 중도·혁신 인사를 앞세운 '혁신 선대위' 구상은 결국 불발됐고, 송언석 원내대표가 의사를 타진한 중진 의원들의 공동선대위원장 참여도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대위 체제로 전환했다. 선대위 이름은 '국민 무시 심판, 공소취소 저지 국민선거대책위원회'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이른바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특검법' 비판에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중앙선대위 산하에 주진우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공소취소 특검법 저지 위원회'도 설치했다.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장 대표와 부동산, 실물경제, 사회복지, 청년 등 각 분야를 강조한 4명의 외부 인사들이 맡았다. 송언석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신동욱·김민수·김재원·조광한 최고위원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애초 '친한동훈계'인 우재준 최고위원 역시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렸으나 우 최고위원은 거절 의사를 밝혔다. 우 최고위원은 공동선대위원장 임명에 동의한 적 없다고 밝혔고, 지도부 측은 "관례상 최고위원은 선대위 당연직으로 참여해 왔다"며 우 최고위원의 반발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우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당이 '원팀'으로 보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며 장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는 선대위 구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 선대위 출범식에 불참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무시 심판 공소취소 저지 국민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숫자 '2'가 적힌 붉은색 단체복을 입고 출범식에 참석한 장 대표는 부산 북구갑 박민식, 대구 달성군 이진숙 등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들에게 공천장을 주고 "반드시 필승하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공소취소 특검을 막는 것이 최후의 저지선"이라며 "이재명 정권 헌정 파괴의 실태를 낱낱이 알리고, 주권자의 분노를 모아 이재명 독재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띄운 '국민배당금제'를 거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돈을 뺏는 일로 시작해서 결국 열심히 일하는 모든 국민의 재산을 약탈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재명의 최종 목표는 한미동맹 파괴다. 자주와 주권이라는 허울 좋은 용어로 국민을 선동해서 종국에는 친중·친북의 길로 갈 것"이라고 색깔론 공세를 폈다.

장 대표는 2선 후퇴 요구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논란을 의식한 듯 "지금은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할 때"라며 "서로의 손을 굳게 잡아야 국민도 우리의 손을 잡아줄 것"이라고 단일대오를 주문했다. 그는 "우리의 갈등과 분열이야말로 이재명과 민주당이 가장 바라는 일"이라며 "서로의 작은 차이는 잠시 내려놓고 국민의힘으로 힘을 모아 달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무시 심판 공소취소 저지 국민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선대위 출범식을 마친 뒤 충북으로 이동해 김영환 충북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김영환 후보는 장동혁 지도부가 세운 공천관리위원회가 컷오프 대상으로 지목했던 이였지만,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법정투쟁을 거쳐 경선 기회를 부여받아 결국 후보가 됐다. 다만 이날 개소식에서 이같은 상황에 대한 언급은 장 대표나 김 후보 모두 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최근 영남권 후보들을 주로 지원해 왔고, 충청권으로까지는 활동 범위를 넓혔으나 여전히 수도권 후보들과는 접촉이 많지 않은 모양새다. 수도권 후보들이 의식적으로 장 대표와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장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강한 탓에 '중도 표심 잡기' 등 선거 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서울시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이 열렸지만 장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오세훈 후보는 지난 11일 장 대표 선거 지원 유세와 관련해 "도와주겠다면 마음은 고맙지만 지금 꼭 필요한 건 아닌 것 같다"며 에둘러 거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오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저희는 사무실 개소식도 어제 행사도 시민 중심으로 치렀다"며 "장 대표는 계속해서 공소취소 특검을 비판한다든가 하는 식의, 그러니까 전략적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오 후보는 '장 대표에게 변화를 촉구해왔는데 원하는 만큼의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자 "원하는 만큼 된 건 아니라는 건 다 알고 계실 것"이라며 다만 "정부가 터무니없는 정책을 편다든가 할 때 효과적으로 비판하고 바로잡는 게 당 지도부가 할 일"이라고 부연했다.

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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