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與지도부·지지층에 쓴소리 "'2찍' 비난·조롱 자제를"

[연설 전문] "대구시민 가슴에 상처주지 말라…댓글 하나, 법안 하나 신중해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나선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 강성 당원들과 그에 좌지우지되는 당 지도부·주류를 향해 작심 쓴소리를 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총리는 3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민주당 대구시당 지방선거 필승 전진대회'에 참석,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대구 지역 민주당 후보들과 함께 승리를 다짐했다.

이 대회에는 정청래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았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선거 전략으로 정당 간 대결 구도보다 인물론을 앞세우고 있다.

김 전 총리는 특히 "전국에 계시는 우리 당 당원동지들과 지도부에 한 말씀 부탁드린다"며 "함부로 대구시민들 가슴에 상처를 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여러분들은 아마 익숙할 것이다. 상대방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것을 별 부담 없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에 '너희 '2찍'들 고생해봐라' 하는 식으로 그냥 막 갈겨 댄다"며 "정작 이 동네에서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하나라도 바꾸기 위해서 우리 동지들이 얼마나 노력하는가를 여러분들은 잘 모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구 시민들, 자존심 하나로 버텨오신 분들이다. 돈이 부족하지 '가오(체면)'는 빠지지 않는 당당한 시민들"이라며 "여러분 좀 도와달라. 여러분이 쉽게 던지는 댓글 하나가 대구 경북에서 뛰는 동지들을 돕는 게 아니라 상대방을 돕는 행위"라고 자제를 호소했다.

또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전국 정세를 보고 쉽게 던지는 말씀 한 마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법안 하나가…(문제)"라며 "여기서 뛰고 있는 동지들을 다 버릴 셈이 아니라면 앞으로 신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을 조속 추진하는 데 대한 부정적 견해를 에둘러 전달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 전 총리는 한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억하며 "(1990년대에) 노무현은 이미 지방자치 시대에 대비해서 연구소를 설립했다"며 "(고인에게) 꿀밤 많이 맞았다. 그 분, 생긴 것보다 눈과 손이 날카롭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 전 총리의 이날 연설 전문(全文).

여러 동지들 반갑습니다. 그리고 든든합니다. 오늘 오시는데 보니까, 그동안 파란 점퍼 입었다고 냉대당했을 때는 주눅이 드셨더니 오늘은 참 당당하던데, 이번에 확실히 바꾸는 것 맞습니까!

우리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하고, 출마를 하고, 그 상처투성이의 오랜 세월이 흘러, 이제 굳은살이 박히고 거기서 다시 새로운 희망의 꽃을 피워내겠다고 결심한 동지 여러분, 다시 한 번 든든하고 반갑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는 서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눈빛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용기를 준다는 것을. 우리들은 압니다. 바깥에서 '어려운 데서 고생한다' 하는 빈말이 아니라, '정말이지 당신들이 상상하는 것보다도 더 힘들다. 가슴에 피멍이 든다'고 하면서도 오늘 이 자리에 당당하게 서 있는 여러분들이야말로 이 싸움을 승리로 이끌 확실한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동지들의 열망을 빌려서 전국에 계시는 우리 당의 당원동지들, 우리 당 지도부에게 한 말씀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아마 익숙할 겁니다. 상대방을 비난하고 조롱하고, 그렇게 하는 것을 별, 아무런 부담 없이 할 수 있습니다. 댓글에다가 '너희 2찍들 고생해봐라' 하는 식으로 그냥 막 갈겨댑니다.

여러분들은 정작 이 동네에서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하나라도 바꾸기 위해서, 그 분들 가슴의 뻥 뚫린 그 공간을 메우기 위해서 우리 동지들이 얼마나 노력하는가를 잘 모르고 계십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뭐 대구? 그래봐야 안 될 동네인데' 하고 우리를 조롱합니다. '그냥 둬 버려라' 이렇게 막 댓글을 답니다.

동지들에게 호소드립니다. 이곳 대구시민들, 참 자존심 하나로 버텨오신 분들입니다. 흔히 하는 말로 돈이 조금 부족할지 몰라도 '가오'는 빠지지 않는 당당한 시민들입니다. 대구 시민들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건드리는 일들은 그만해 주세요. 요청드립니다.

이 유튜브를 보시는 당원동지 여러분, 저희들이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절박합니다. 이번에 바꾸지 못하면, 이번에 대구에서 우리가 희망의 씨앗을 심지 못하면 우리 아들 딸들이 버텨낼 수가 없는 곳으로 그렇게 떨어질까봐 우리는 이렇게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 좀 도와주십시오. 여러분들이 그렇게 쉽게 쉽게 던지고 다는 댓글 하나가, 대구에서 뛰고 경북에서 뛰고 있는 동지들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상대방을 돕는 행위라는 걸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대구시민 여러분은 변화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추세를 보면 민주당이 (1997년 대선) 김대중 후보 때 8%, (2002년) 노무현 당선 때 18%, (2017년) 문재인 당선 때 22%, (2025년) 이재명 당선 때 23% 나오던 이 지지율이 드디어 어지간한 여론조사는 다 30%를 지킵니다. 그만큼 대구 시민들이 변화를 받을 준비가 돼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제 여러분들이 그렇게 함부로 대구시민들 가슴에 상처를 주는 발언이나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대구시민들께서 정말 합리적으로 '왜 이 시기에 민주당이 필요한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이 자리의 여러 동지들과 함께, 민주당 중앙당 지도부에 요구합니다. 여러분들이 전국 정세를 보기 때문에 쉽게 던지는 그런 말씀 한 마디, 또 여러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법안 하나. 여기서 이 고생을 하면서 뛰고 있는 이 동지들을 다 버릴 셈이 아니라면 앞으로 신중해 달라고 요청드리고 싶은데 동의하십니까?

사랑하는 당원 동지들. 우리 스스로를 쳐다봅시다. 존경스럽죠? 제가 15년 전에 처음 (대구에서 민주당 활동을) 시작할 무렵에는 눈앞에서 명함을 찢는 사람이 많았어요. 그리고 당시 우리 당 이름이 '더불어민주당'이 아니고 '열린우리당'이었죠. '우리는 뚜껑 열린 사람들하고 안 놀아요' 이러면서 모욕을 주고. (웃음)

그런데 우리는 그 과정을 넘고 넘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야말로 사선을 넘어서 여기까지 온 동지들, 이번에 꼭 승리하겠다는 동지들, 서로 대견하지 않습니까? 박수 한 번 쳐주십시오.

우리 민주당은 이 지방자치라는 게 우리들의 정체성에 해당됩니다. 왜? 원래 심지어 헌법에도 있었습니다마는 그동안 이런저런 구실로 안 하던 지방자치선거를 당시 야당 지도자김대중의 단식으로 얻어냅니다. 그래서 1991년에 처음으로 광역의원·기초의원 선거를 하고, 1995년도에 드디어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 선거를 치렀습니다.

김대중은 자기 목숨을 걸고 지방자치를 쟁취했습니다. 그때부터 이미 노무현은 지방 시대에 대비해서 지방자치실무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제가 아무것도 모르지만, 지방자치단체를 본 적이 없지만, 노무현을 믿고 따라서 제가 그 연구소 부소장을 했습니다. 꿀밤 많이 맞았습니다. '그렇게 감이 없냐 인마'. 그분 생긴 것보다 눈이 날카로워요. 손목도. 많이 혼났어요. (청중 웃음)

그런데 그 지방자치가 만들어진 지 30여 년, 우리 국민들 이제 정말 지방자치 실감하시죠? 요새 공무원들, 꺼덕대는 사람들 거의 없어요. 옛날에는 '관존민비'라는 말을 썼습니다. 이게 사라졌습니다. 외국에서 온 모든 사람들이 놀랍니다. '한국의 행정절차는 어떻게 이렇게 빠르고 정확하고 민원인들이 안심되도록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느냐. 정말 부럽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꽃피운 민주주의의 엑기스라고 할 수 있는 지방자치, 우리 민주당이 여기까지 이끌고 왔습니다. 서로 박수 한 번 다시 한번 쳐주세요.

그러나 존경하는 동지들, 우리가 뛰는 이 전장, 우리의 사랑하는 고장인 대구는 지방자치의 강점을 십분 활용 못 하고 있죠. 왜? 우리는 다 그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대구 정치에는 경쟁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오랫동안 1당 독점이 되었습니다.

물론 또 그러면 핑계 대지. '전라도는 우짜고?' 그런데 그분들은 민주당을 길들일 줄 알잖아요. 지난번에 민주당이 좀 까부니까 모조리 한번 다 떨어트린적 있죠. (2016년 총선 지칭.) 그 사람들은 정당을 자기들의 심부름꾼으로 쓸 줄 압니다. 우리는 줄창 '우리가 남이가', '우리가 안 지키면 누가 지키노' 그렇게 지킨 대구, 이 모양이 됐는데 의리를 지키려면 지도 지키고 나도 지켜야지 와 대구시민만 지키노. 대구도 좀 살자!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지역에 뛰고 있는 동지 여러분, 대구에서 민주당 간판을 달고 정치를 한다는 게 얼마나 고생스러운 일인까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그러나 우리에게는 정의감이 있지 않아요? 나라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라는 그런 정의감이 있고, 대구와 우리 아들 딸들이 떠나는 대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이 있잖아요. 우리는 그걸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마 뛰다 보면, 가끔 억장 무너지는 소리를 듣다 보면, 가끔 정말 터무니없는 욕설을 듣다 보면 여러분 가슴에 사람인데, 후보자 이전에 사람인데, 분노가 치밀어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가 출세하고 잘 살자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시민의 편익을 위해서 우리를 한번 써달라는 거잖아요.

모든 것을 항상 시민의 눈높이에서, 대구 시민의 편익을 기준으로, 대구 시민의 미래라는 기준으로 선거 운동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우리를 '살려달라'고 대구 시민에게 호소하지 맙시다. '우리를 써주시면 대구를 한번 멋지게 바꿀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우리를 써주십사' 하는 대구의 희망을 파는 전도사들이야말로 바로 우리 동지들이라고 생각하는데 동의하십니까!

대구 경제 좀 살려봅시다. 이대로는 희망이 없지 않습니까? 그걸 우리가 해내겠습니다. 우리 써 보시면 잘할 겁니다. 우리가 파란 잠바 입고 다니는데 자꾸 빨갱이라고 그래, 이상한 사람들이야. (웃음) 잠바 색깔은 우리가 파란데 왜?

대구 시민들, 계속 선택하시면 정말 희망이 없습니다. 계속 선택하시면 전국에서 아무도 대구의 미래에 대해서 관심이 없습니다. 신공항은 어찌 되는지 그분들은 아무 관심 없습니다. 우리 대구시민 스스로가 변화를 선택하시고, 그분들이 대구를 다시 한 번 출범시킨다고 결정하시면 대구를 이번에 변(하게) 할 수 있고 대한민국을 변(하게) 할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동지들 한번 해봅시다.

우리들의 겸손한 마음과 절절한 호소로, 또 대구가 정말로 지금까지 경험 못해봤던 그 효능감을 느끼게 해주겠다고, 그러면 대구도 발전할 수 있다고, 우리 아들딸들도 떠나지 않을 거라고 계속 호소하고 호소하고 호소합시다. 저는 우리 동지들의 이런 의기라면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 우리 다 함께 한 번 함성 질러봅시다. 대구, 우리 한번 해보입시다! 감사합니다. (끝)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민주당 대구시당 지방선거 필승 전진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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