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둣빛 수채화 물감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5월의 첫날, 홍천의 아침은 싱그러운 흙 내음과 알싸한 산나물 향기로 깨어났다.
1일 오전 도시산림공원 토리숲은 겨우내 땅의 기운을 품고 올라온 ‘봄의 전령사’들을 맞이하려는 이들로 활기찬 생동감이 넘쳐흘렀다.
◇ 숲이 건네는 가장 향긋한 인사, ‘지산지소’의 미학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이한 ‘홍천 산나물축제’는 단순한 특산물 판매장을 넘어 홍천의 산과 들이 정성껏 차려낸 봄의 성찬이다.
이번 축제의 화두는 ‘지산지소(地産地消)’. 홍천의 땅이 키운 귀한 산물들을 바로 그 자리에서 나누며 농가와 임업인 그리고 도시민이 하나의 공동체로 어우러지는 따뜻한 풍경을 연출했다.
◇ 땀방울로 길러낸 보석, 산나물과 산양삼의 향연
행사장 곳곳에는 홍천산채연구회 29개 단체, 산양삼협회 10개 단체 등 40여 개 단체가 갓 채취해온 산물들을 펼쳐놓았다.
잎사귀마다 맺힌 이슬처럼 싱싱한 곰취, 참취, 명이나물은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았고 깊은 산의 영기를 머금은 산양삼은 보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기운을 전했다.
정성으로 길러낸 임산물들은 농가에게는 새로운 판로가, 방문객에게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됐다.
◇ 미각으로 즐기고 오감으로 피어나는 봄
토리숲의 공기는 향토음식점에서 풍겨 나오는 고소한 기름 냄새와 나물 무치는 향기로 가득 찼다. 셀프 식당에서 갓 지은 밥에 산나물을 듬뿍 넣어 비벼 먹는 이들의 얼굴엔 연신 ‘봄맛’의 감탄사가 번졌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웃음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화분에 산나물 모종을 심는 아이들의 눈빛은 진지했고 숲속 곳곳을 누비며 산나물을 찾는 ‘산나물 수색 체험’은 도심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유희를 선사했다.
무대 위에서 펼쳐진 지역 동아리들의 공연과 댄스 페스티벌은 축제의 흥을 돋우며 토리숲을 거대한 잔치마당으로 만들었다.
◇ 전통의 숨결과 현대의 만남, 팔봉산으로 이어지는 봄나들이
특히 이번 축제는 홍천의 명산인 팔봉산의 ‘당산제’와 손을 맞잡아 그 의미를 더했다. 축제장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는 현대적인 축제의 즐거움과 지역 고유의 전통문화를 잇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방문객들은 토리숲에서 미각을 채우고 팔봉산의 굽이치는 능선 아래에서 지역의 안녕을 비는 전통 의례를 마주하며 홍천의 깊은 속살을 경험했다.
홍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올해 축제는 개막식부터 판매, 체험에 이르기까지 청정 홍천의 봄을 오롯이 담아내고자 노력했다”며 “먹거리와 볼거리, 그리고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홍천에서 잊지 못할 봄날의 추억을 가져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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