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노동자를 구속하는 게 이재명 정부의 노동 존중인가

[인권의 바람] 구속·탄압이 이재명 정부가 노동을 존중하는 방식인가

"과거처럼 노동자들을 부당하게 탄압하거나 하는 거 절대 안 하겠습니다."(이재명 대통령, 2026년 2월 6일 경남 창원시 타운홀미팅 발언)

세종호텔 해고노동자 고진수 지부장(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이 구속됐다. 성폭력 공익제보자 교사가 고공농성에 돌입하려 했고, 이를 지지하고 연대했다는 이유로 서울시교육청에서 끌려갔다. 경찰의 물류센터 앞 강제해산, 불법 대체인력 출차 지시로 진주 CU 화물노동자 서 씨는 사망했다. 또 다른 화물노동자 두 명은 구속됐다. 택시노동자 고영기 씨는 고공에 올랐고, 여전히 투쟁 현장에서는 경찰들이 폭력을 행사한다.

이재명 정부는 노동 존중을 표방하며 다음 달 1일 노동절 관제 행사를 연다. 구속된 노동자, 탄압에 돌아가신 열사, 여전히 거리에, 고공에 남겨진 노동자들은 이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재명 정부는 노동자를 탄압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노동운동 열심히 하라'거나, '과거처럼 부당한 탄압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마치 노동조합 활동을 독려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노동조합을 물리적으로 탄압하는 일도 잘 없었다. 노조법 개정안을 무력화하는 시행령을 만들거나, 합의한 택시월급제법을 무력화하는 개정안을 들이미는 등 정책과 제도로 탄압한 적은 있어도 공권력으로 동원해 노동자를 연행하거나, 구속했다는 소식은 잘 듣지 못했다.

지난 2월 세종호텔에서는 달랐다. 고진수 지부장이 336일의 고공농성을 마치고 복귀한 지 3일 되던 날, 경찰은 12명의 노동자와 시민을 폭력적으로 연행했다. 오전 8시경부터 대규모 병력이 대기하고 있었고, 10시경 현행범으로 연행해 갔다. 경찰은 고진수 지부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고공농성 이력을 들먹였다. 구속영장은 당연히도 기각됐다. 이재명 정부 공권력 침탈 1호 사건이었다.

2개월 뒤, 경찰은 고진수 지부장을 구속하는 데 성공했다. 세종호텔 투쟁에서 세종호텔지부장으로 구속된 것이 아니었다. 성폭력 공익제보 교사를 지지하고 연대하는 한 명의 시민으로 연행됐고 구속됐다. 같이 연행됐던 12명 중에 고공농성을 하려 한 당사자도 있다. 집행유예가 있는 노동자도 있다. 고진수보다 적극적으로 고공농성을 도운 시민들도 있었다. 그런데 고진수만 구속됐다.

경찰은 고진수를 구속하려 여러 사건을 병합시켰다. 이미 조사를 마친 과거의 사건, 관할이 다른 사건까지 끌어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여기에 더해 핸드폰 포렌식으로 '한 건 건지려'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말과 상반되는 명백한 표적 구속이자, 노동 탄압이었다.

세종호텔이나, CU진주물류센터 등에서 벌어진 노동탄압은 경찰 단독 소행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검찰청을 폐지시키면서 수사권을 경찰로 이관되는 등 권한이 확대됐다. 정권은 경찰을 부패한 검찰의 대안처럼 여기며 예산을 약 7300억 원을 확대하고, 신임 경찰관도 작년보다 1600명을 더 채용했다.

내란에 가담한 경찰도 일선에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고 지부장을 연행한 용산경찰서의 서재찬 서장은 내란 피의자 신분이다. 계엄이 발표됐던 12월 3일 서울경찰청 기동본부 5기동단장으로 국회를 봉쇄했다. 그런데도 빠른 수사는커녕 경찰 요직에서 권력을 휘두르며 고진수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윤석열 탄핵에 앞장섰던 노동자, 시민들이 내란가담자에 의해 감옥에 갇혔다.

집회를 탄압해오던 정보 경찰의 대폭 확대, 집시법 개악까지 이어졌다. 경찰에게는 정권이 집회를 적극적으로 탄압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밖에 없다. 내란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권한이 확대되고 정권의 지지를 받는다. 정권이 길들인 경찰은 집회를 탄압하라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세종호텔 고진수 구속, 화물노동자 서 씨의 사망에 정부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58%의 사람들이 이재명 정권의 노동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NBS 3월 4주차 여론조사).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을 존중한다는 말과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는 상반된다. 구속된 노동자, 탄압에 돌아가신 열사, 여전히 거리에, 고공에 남겨진 노동자들은 이재명 정부에 물을 수밖에 없다.

"구속·탄압이 이재명 정부가 노동을 존중하는 방식인가?"

▲고진수 세종호텔 지부장 구속 취소를 촉구하는 피켓. ⓒ정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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