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11명 기소'에 거리 나온 동덕여대 학생들 "검찰, 과잉기소 규탄"

대학 본부, 처벌불원서 냈는데…검찰,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 처분

검찰이 대학 본부의 공학전환 추진에 반대해 집단행동을 한 동덕여자대학교 학생 11명을 기소한 가운데, 재학생들과 지지자들이 '과잉기소', '편파행위'라며 반발했다.

동덕여대 학생단체 '민주 없는 민주동덕'은 11일 서울 종로 혜화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과잉 기소로 학생 탄압 앞장서는 검찰을 규탄한다"고 외쳤다. 현장에는 동덕여대 학생과 학부모, 연대 단체 등 주최 측 추산 500여 명이 참석했다.

단체는 대학 본부가 고소를 취하하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업무방해, 퇴거불응, 재물손괴 등 혐의를 적용해 학생 11명을 불구속 기소한 것은 '과잉 기소'이자 '편파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교비 횡령과 족벌 경영으로 대학의 공공성을 훼손한 동덕재단 이사진은 전원 혐의없음으로 풀려난 반면, 학생들은 법정에 세웠다"며 "검찰의 이중 잣대는 법의 이름을 빌린 권력 남용으로 읽힐 뿐"이라고 했다.

집회에는 검찰이 기소한 학생 A 씨의 어머니도 참석했다. 그는 2024년 11월 공학전환 사태 이후 재판에 이르는 과정에서 딸의 삶은 완전히 무너졌다고 호소했다.

A 씨의 어머니는 "엄마로서 이토록 부당한 사회와 마주해야 하는 현실 앞에서, 앞으로도 험난한 길을 걸어가야 할 딸을 바라보며 해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마음 아프다"며 학생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해 달라고 했다.

덕성여대·성신여대·이화여대 등 재학생·졸업생도 참여했다. 성신여대 학생 B 씨는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무수한 여성폭력 사건 앞에서는 늘 '인력이 부족하다',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수사를 묵인하고 미루기로 일관하던 이들이 왜 학생들의 정당한 목소리 앞에서는 이토록 집요하고 치밀하며 유능하나"라고 꼬집었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검찰 기소와 대학 본부의 공학추진에 맞서는 싸우겠다는 입장이다. 단체는 "기울어진 정의 속에서도 여성의 외침을 막을 수는 없다"며 "여대를 지키기 위한 싸움은, 그리고 부정의한 사회에 대한 여성들의 저항은 여대의 소명이 다하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 동덕여대에 입학한 신입생 C 씨도 "나는 공학 전환 예정 연도인 2029년을 넘어 2030년에야 졸업할 수 있는 학번이다. 하지만 내가 입학한 학교는 동덕'여자'대학교"라며 졸업장에 동덕여대라는 이름이 적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서울북부지검은 동덕여대 학생 학생 11명을 업무방해, 공동퇴거불응, 재물손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동덕여대 학생들이 2024년 11월부터 12월까지 대학본부의 공학 전환 추진에 반대해 본관점거, 수업거부, 래커칠 등 집단행동을 한 일에 대해서였다.

집단행동을 주도한 학생들을 고소했던 대학본부는 지난해 5월 형사고소 취하 및 처벌불원서 제출을 결정했다. 다만 재물손괴, 업무방해 등 혐의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동덕여대 학생단체 '민주 없는 민주동덕'은 11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2번 출구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과잉 기소로 학생 탄압 앞장서는 검찰을 규탄한다"고 외쳤다.ⓒ민주 없는 민주동덕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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