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판 블랙리스트' 민사도 패소…8억여원 배상 판결

원고 청구 9억원 대부분 인정…형사 유죄 이어 손해배상 책임까지 확인, 소멸시효 주장도 배척

오거돈 전 부산시장 시절 벌어진 이른바 '부산판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 법원이 민사재판에서도 피해자들 손을 들어줬다. 형사 유죄 확정에 이어 손해배상 책임까지 인정되면서 정권교체 뒤 공공기관 임원을 밀어내는 방식의 인사개입이 다시 한번 위법 판단을 받게 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민사11부는 전날 벡스코 전 경영본부장과 전 상임감사, 부산시설공단 전 이사장 직무대리 등 3명이 오 전 시장과 박태수 전 정책수석보좌관, 신진구 전 대외협력보좌관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공동으로 원고들에게 8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원고들이 청구한 9억원 가운데 대부분이 인정된 셈이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연합뉴스

이 소송은 오 전 시장 취임 직후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이 전임 시장 시절 인사라는 이유로 사직 압박을 받았다는 의혹에서 출발했다. 원고들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받지 못한 급여와 성과급,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했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피고들의 공동 불법행위가 인정되고 사직을 강요받은 데 원고들 책임을 물을 사정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의 또 다른 핵심은 소멸시효 판단이다. 피고 측은 불법행위가 2018년에 발생한 만큼 손해배상 청구권의 3년 소멸시효가 이미 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관련 형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2024년 5월을 기준으로 소멸시효를 봐야 한다고 판단해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형사책임이 확정된 뒤에야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의 토대가 분명해졌다고 본 것이다.

이 사건은 이미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된 사안이다. 오 전 시장 등은 2018년 8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6곳 임원 9명에게 사직을 강요하고 이 가운데 7명의 사직서를 받아낸 혐의로 2022년 4월 기소됐다. 대법원은 2024년 5월 오 전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박 전 보좌관과 신 전 보좌관에게도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민사 판결은 그 형사책임이 결국 금전 배상 책임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당시 부산시정의 보복성 인사 논란에 다시 무거운 책임을 물은 판단으로 보인다.

윤여욱

부산울산취재본부 윤여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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