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밥상이 권리로 보장되는 사회를 기대한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청년의 따뜻한 밥상을 위하여

우리 사회의 가족 구성 형태는 최근 빠른 속도로 변화해 왔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모습을 전형적인 가족으로 떠올리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사회가 되었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약 8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한다. 연령대별 비중은 70세 이상 19.8%, 29세 이하 17.8%, 60대 17.6%, 30대 17.4% 순이다. 2015년 27% 수준이던 1인 가구 비중은 빠르게 증가해 이제는 세 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이 혼자 사는 형태가 되었다.

1인 가구는 청년, 중장년, 노년 등 다양한 세대로 구성되어 있지만, 특히 청년 1인 가구의 증가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1인 가구 중 청년층 비중은 35%를 넘어섰고, 서울의 경우 청년 가구 중 64.5%가 1인 가구로 나타나며 불과 몇 년 사이 10% 이상 증가했다.

'나 홀로 삶'은 한 때 자유로운 문화나 삶의 방식으로 인식되기도 했지만, 차츰 취업난과 높은 주거비, 결혼 연령 상승 등 사회 구조적 변화와 맞물리며 1인 가구의 증가로 이어졌다. 이제 이 현상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대응해야 할 사회적 과제가 되었다. 특히 청년 1인 가구의 건강한 식생활 환경 조성은 ‘먹거리 기본권’의 문제로 접근해야 할 시급한 과제다.

그렇다면 청년 1인 가구의 식생활 환경은 과연 안전한가.

이들 대부분은 소형 주택이나 원룸 등 협소한 공간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조리 공간과 시설의 부족, 바쁜 일상 속 부족한 시간과 조리 능력, 불안정한 노동 환경, 높은 식재료 가격 등은 직접 조리를 통해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여기에 결식과 불규칙한 식사까지 더해지며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조건은 간편식과 배달 음식 의존도를 높이고, 가공식품 소비 증가로 이어진다. 혼자 먹는 식사가 ‘대충 때우는 한 끼’로 일상화하면서 영양 불균형과 만성질환 위험도 커지고, 이는 결국 의료비 증가라는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가공식품의 과도한 포장 쓰레기와 배달 음식의 일회용품 용기는 환경의 문제로, 우리 농산물 소비 감소의 농업 문제도 함께 드러난다. 결국 청년 1인 가구의 식생활 문제는 개인 건강을 넘어, 환경, 농업, 지속가능한 먹거리 체계와 연결된 복합적 과제라 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과 함께 정책적 지원,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연결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청년 개인의 인식 변화와 실천이 중요하다. 특히 다인 가족에 비해 취약한 식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음식이 건강의 기본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식품표시 읽기, 식재료 선택, 간단한 조리 능력 습득 등 기본적인 식생활 역량을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직접 조리가 쉽지 않은 거주지의 경우에는 지역의 공유 주방 이용, 혼밥의 일상화와 고립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공동체 식사 참여 등, 지역 커뮤니티 식사 모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시도해 볼 만하다.

그러나 청년 1인 가구의 식생활 문제를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국가데이터처 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의 평균 소득은 전체 가구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누구나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접근할 수 있도록 '청년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복지를 넘어 보편적 권리로 다뤄져야 한다.

현재 일부 정책들이 시행되고는 있다. 2026년 기준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전국 190여 개 대학으로 확대되었고, 서울 동작구에서는 미취업 청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월 6만 원의 식비를 6개월간 지원하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제한된 혜택을 얻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현실은 여전히 부족함을 보여준다. 천원 학식을 먹기 위해 일찍 뛰어야 하는 현실은 야박하기만 하다. 끼니 걱정 없이 모든 청년이 안정적으로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정책의 확대와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

식비 부담을 줄이는 바우처 제도나 가까운 지역의 우리 농산물 식재료 지원, 그리고 기존 시행 정책의 폭넓은 확대를 기대한다. 정부와 지역의 사회연대경제 조직들과 함께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한다면 지역 특성과 실정을 고려한 맞춤형으로 가능할 것이다.

더불어 조리 공간이 부족한 청년들을 위해 지역 내 공유 주방과 공동 식사 공간을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는 밥상을 매개로 하여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식생활 교육 지원도 병행되어야 한다. 단순한 요리 교육을 넘어, 우리 농업과 지역 농산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환경을 고려한 소비로 이어지는 교육이 필요하다. 가공식품과 배달 음식 중심의 식생활은 환경과 농업 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청년 1인 가구 식생활 지원 정책은 단순히 영양 섭취를 돕는 것을 넘어, 청년들의 고립감 완화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기본적 복지다. 동시에 청년기의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할 막대한 미래의 사회적 의료비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는 청년의 생활 방식과 취향을 반영한 건강하고 안전한 간편식 개발, 가공식품의 안전 기준 강화, 배달 음식의 위생관리 등도 함께 개선되어야 한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사회 구조의 변화이다. 이제 혼자 사는 사람들의 밥상을 개인의 선택과 책임으로만 남겨둘 것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공동의 밥상으로 확장해야 한다. 우리의 먹거리 정책은 공공성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건강한 밥상이 권리로 보장되는 사회, 그리고 모두의 밥상이 온기로 채워지는 사회를 기대한다.

▲ 부산 남구 국립부경대 대연캠퍼스 학생식당에서 학생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먹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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