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이 일제히 원청교섭 회피하는 현 상황은 대참사"

민주노총 "3곳만 교섭 응낙, 계약서 수정 등 '책임 지우기'…정부가 시정해야"

원하청 교섭을 가능하게 한 개정 노조법이 시행됐으나 모범 사용자여야 할 공공기관은 하청 노동자의 교섭 요구에 응하는 대신 원청 사용자성을 지우는 데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2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수 공공기관이 사용자성을 지우기 위해 연구용역, 노무법인 컨설팅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며 "대통령이 공공부분은 모범사용자가 되어야 한다고 수차례 얘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청 노동자의 교섭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계약서를 고치고 과업지시서를 수정해 사용자성을 회피하려는 비열한 수법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한국수력원자력,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도로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등이 대표적"이라며 "JDC는 '노조법상 사용자성이 있다'는 판결을 받았음에도 업무 지시 방식과 관리감독 범위를 바꾸는 수법으로 사용자성을 지우려 했다. 한수원은 환경미화와 시설관리, 경비 등 하청노동자와 교섭을 하지 않기 위해 과업지시서를 수정하는 꼼수를 부리다 국회에서 지적받았다"고 부연했다.

반면 하청 노동자와의 교섭에 응한 공공부문 사용자는 많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공공부문 298개 노조가 146개 원청을 대상으로 교섭요구 공문을 발송했지만 3개 사용자(부산교통공사, 화성시, 인천의료원)만 교섭요구 사실공고를 하여 교섭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공공부문이 일제히 교섭을 회피하는 현 상황은 대참사"라고 질타했다.

민주노총은 "하청노동자의 차별을 개선하고 노동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개정된 노조법을 폄훼하고 무력화시키려는 공공기관 사용자들의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불법적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에 △공공기관 노조법 무력화 꼼수 전수조사 및 중단 지시 △공공기관 모범사용자 지침 시행 등을 촉구했다.

발언자로 나선 김선종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공공부문에서 원청교섭이 정착되지 않는다면, 민간에서는 더 큰 책임 회피와 더 많은 쟁송이 발생할 것이고, 지금 그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며 "정부는 공공부문에 대해 명확하고 적극적인 교섭 응낙 방침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공단이 민간용역을 통해 운영하는 청풍리조트에서 일하는 송영수 민주연합노조 제천지부장도 연금공단에 교섭을 요구했다 거부당했다고 밝힌 뒤 그 이유는 "정부가 모범 사용자가 돼야 한다고 말만 할 뿐 행동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청 노동자를 위하는 척 하지 말고 교섭으로 증명하라"고 정부와 공공기관에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2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공기관 원청교섭 회피, 사용자성 지우기 꼼수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프레시안(최용락)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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