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70여 일 앞두고 벌어지는 국민의힘 공천 난맥상에 내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직접 지방선거 후보로 나선 주자들까지 최근 발표된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공천 배제) 기준을 두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친한동훈계인 박정하 의원은 24일 MBC 라디오에서 "공천이 당의 헤게모니 싸움, 묵혀 있던 사감이 섞여서 결과로 나오는 게 아닌가 우려깊게 보고 있다"며 "친이명박·친박근혜 갈등까지, '그 앙금이 있어서 저런 결과가 나오는 건가' 생각이 들 정도로 원칙, 공정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옛 친박계, 이 위원장과 공천을 두고 갈등을 빚은 주호영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은 옛 친이계로 분류된다. 박 의원은 "옛날 얘기까지 넣지 않으면 (공천 과정을) 해석하기가 참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박 의원은 공천에 관한 이 위원장과 장동혁 대표의 견해가 일치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보면 한 몸, 한 생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에 이 위원장을 지명하고 이 위원장을 통해 공천 관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장 대표의 생각과 의중이 많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며 "같은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도 S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위원장이) 100%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건 불가능하다"며 "최고 책임자의 뜻을 생각하지 않고 임명받은 사람이 자기 마음대로 100% 하는 것이 가능할까"라고 장 대표와 이 위원장의 '사전 교감'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부산시장 3선에 도전하는 박 시장은 CBS 라디오에서 이 위원장의 공천 결정에 관해 "참 아쉽게 생각한다. 이 공천 과정이 감동을 주고 질서 있게 변화를 추구하면 정당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는데, 공천이 시작된 다음 오히려 당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혁신'이라는 이름을 앞에 내걸더라도 부작용이 심해지면 파열음이 나고, 실망감이 더 확산될 수 있다"며 "도자기 다루듯 다뤄야 하는 게 공천"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당내 최다선(6선)인 주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배제된 데 대해 박 시장은 "부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여론조사에서 선두 주자를 달리던 두 후보를 배제한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고 짚었다.
다만 박 시장은 이 위원장의 공천이 '장 대표의 뜻'이라는 해석에는 거리를 두며 "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공관위의 최근 돌출적인 행위에 당혹스러워하는 것은 틀림없다"고 추측했다. 장 대표보다 이 위원장의 의지가 공천 과정에서 더 많이 관철됐다는 주장이다.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윤희숙 전 의원은 KBS 라디오에 나와 "공천을 관리한다는 건 사전에 숙의되고 동의된 룰과 원칙을 가지고 공천 과정에서 그 절차를 관리한다는 뜻"이라며 "공관위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든 사전 공유된 큰 원칙에 입각해 납득이 쉬웠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의원은 당의 공천 기준에 일관성이 없는 문제를 지적하며 "지금 과정에서 큰 의외성들이 원칙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이런 것 때문에 동의를 못하는,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를 항의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자격을 회복시켜 달라"며 컷오프 결정 취소를 촉구했다. 이 전 위원장은 장 대표에게 "공관위의 결정을 반려하라"고 했다. 또 "캠프에서 공천 배제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재심 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편 당내 일각에서는 주 의원의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과 연계해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이 떠오르고 있다. 주 의원이 대구시장으로 출마할 경우, 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구갑에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되는데 이곳에 한 전 대표가 출마해 두 사람이 협력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것이다.
박 의원은 "한 전 대표 입장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 의원은 "한동훈, 주호영이라는 상징성이 큰 분이 함께 TK(대구·경북)에서 뜻을 모으고, 거기에 함께하는 세력이 모인다면 대구 시민이 판단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공관위는 이날 경기지사 후보 공천과 관련, 추가 공모 및 전략공천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입장에서 "현재 우리 당에는 두 분의 유력한 후보가 면접을 마치고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함진규 전 의원은 입법·행정·공공기관을 두루 경험한 안정적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고, 양향자 전 의원은 첨단산업 현장에서 성장한 기술 기반 리더로서 미래형 경제지사의 상징성을 갖고 있다"면서도 "공관위는 현재 검토 중인 후보들에 대한 평가를 존중하되, 필요하다면 선택의 폭을 더 넓히는 방안까지 함께 검토하고 있다"며 "전략적인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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