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영토 침해한 자 제외 모두에 열려있어"…美 동맹국들, 이란과 협상 시작?

트럼프 최후통첩에 "어떤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美 내부선 "트럼프 정부, 명확한 전략 없이 시작해 답 찾으려 발버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48시간 내에 열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들을 초토화시키겠다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데 대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이 닫혀있지 않다면서 영토를 침범하는 자를 제외한 모두에게 열려 있다고 밝혔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의 본인 계정에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 영토를 침해하는 자들을 제외한 모두에게 열려 있다"며 "우리는 전장에서의 비이성적인 위협에 단호히 맞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을 지도에서 지워버리겠다는 환상은, 역사를 만들어온 한 국가의 의지 앞에서 드러나는 절박함을 보여줄 뿐"이라며 "위협과 테러는 오히려 우리의 단결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역시 이날 'X'의 본인 계정에 "호르무즈 해협은 폐쇄되지 않았다. 선박들이 주저하는 이유는, 이란이 아니라 당신들이 시작한 '선택된 전쟁'을 보험사들이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어떤 보험사도, 어떤 이란인도 추가적인 위협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존중을 보여라"라고 촉구했다.

그는 "항행의 자유는 무역의 자유 없이는 성립할 수 없다. 모두 준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것도 기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란이 이처럼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닌 다른 국가들에게는 해협이 열려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에 군함을 파견하라고 미국으로부터 압박을 받은 한국과 일본, 영국과 프랑스 등은 미국의 요청에 응하기보다 이란과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실제 브렌트유가 배럴 당 110달러가 넘어가고 한국 코스피가 5% 이상 급락하는 등 트럼프의 최후통첩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유가안정이 중요한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이란과 협상을 통해 수송로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AP=연합뉴스

한편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AP>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이 국제법에 저촉될뿐만 아니라 "명확한 출구전략 없이 전쟁을 시작한 이후 답을 찾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약 일주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대한 입장을 거듭 바꿔왔다"며 "급등하는 유가가 세계 시장을 뒤흔들고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면서, 중요한 중간선거를 몇 달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이번 최후통첩이 나오게 된 배경을 전했다.

이스라엘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주미 이스라엘 대사인 예히엘 라이터는 미국 방송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우리는 국가의 모든 것을 온전히 남겨두고 싶다. 그래야 이 정권 이후에 들어설 사람들이 재건하고 국가를 다시 세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매체 <악시오스>는 21일 미국 정부 관계자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이란과 평화 회담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초기 논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잠재적인 외교적 해결 방안에 대한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이란에서 실제로 누가 결정을 내리는지, 그리고 그들과 어떻게 연락할 수 있는지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실제 협상을 위한 움직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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