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법왜곡죄 처리 수순 들어갔지만…법원장들 "사법개혁 3법에 심각한 유감"

전국 법원장들이 25일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를 열어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을 두고 "심각한 유감"을 표했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대회의실에서 주재한 회의에서 법원장들은 "사법부의 우려 표명에도 불구하고 (여당 주도로 사법개혁 3법이) 공론화와 숙의 없이 본회의에 부의된 현 상황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박 처장을 포함해 43명의 재판관이 참석했다. 박 처장은 여당 주도 사법개혁 3법 처리에 대한 판사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전날 긴급 회의를 소집한 바 있다.

사법개혁 3법은 법리를 왜곡한 판사·검사를 10년 이하 징역 또는 자격정지에 처할 수 있게 하는 법왜곡죄(형법 개정안), 확정된 법원 판결을 헌법재판소에서 심리해 취소할 수 있게 하는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 14명인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늘리도록 한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이다.

우선 법원장들은 법왜곡죄를 두고 "범죄 구성요건이 추상적이고, 처벌조항으로 인해 고소와 고발이 남발하는 등의 심대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재판소원법의 경우 재판 확정이 지연됨에 따라 국민 피해가 우려된다고 법원장들은 강조했다. 이들은 재판소원법 도입으로 인해 "소송 당사자들은 반복되는 재판에 고통받고, 그로 인한 법적 불안정에 따른 사회적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법관 증원을 두고도 법원장들은 "단기간에 다수 대법관을 증원한다면 사실심 부실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법원장들은 대신 대법관 4인을 우선 증원하고, 이후 추가 증원안을 논의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을 비롯한 법원장들이 2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판사들은 여당의 사법개혁 3법 처리에 대해 공론화가 필요하다면서 우려 입장을 두 차례의 법원장회의를 통해 밝혔다. 그럼에도 법안 처리가 임박하자 이들은 다시 회의를 소집해 "유감"을 표명함으로써 더 강한 의견을 입법부에 제시했다.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박영재 처장은 "법률안 숙의 과정에서 재판을 담당하는 사법부 의견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법안 처리는 임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본회의에 법왜곡죄법이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에 나섰으나 필리버스터 개시 24시간이 지난 26일 오후에는 여당 주도로 법안이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도 같은 절차를 따라 순차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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