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기준 뭔가'묻자 설명하기 모호 "…시민단체 '부적격'발표 특정 단체장 '찍어내기' 의혹

전북개헌운동본부 발표에 전문가 "객관성·합리성 결여" 지적

▲전북개헌운동본부가 25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프레시안(김하늘)

전북개헌운동본부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 후보 4명을 부적격으로 공개한 가운데 진보당 후보가 있는 지역에 발표가 집중되고 과거 사안까지 포함되면서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표적 공개이자 특정인 '찍어내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지역 43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전북개헌운동본부는 25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의 후보 적격 판단에 부패비리·파렴치범·반민주·반노동 인사가 포함됐다"며 대상으로 김관영 전북도지사, 우범기 전주시장, 정성주 김제시장, 최영일 순창군수를 지목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발표 대상 선정이 지나치게 자의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공정한 검증을 거쳤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김관영 지사와 우범기 시장, 정성주 시장은 민선8기 재임 중 논란이 됐다는 주장이지만 최영일 군수와 관련해 언급된 사안은 2017년에 발생했던 사건을 끌어들여 지나치게 견강부회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 군수는 해당 사안으로 처벌을 받았고 2022년 군수 선거 TV토론에서 직접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에 앞서 민주당을 탈당했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그런데도 전북개헌운동본부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이를 꺼내 들면서 선거 국면을 겨냥한 정치적인 노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여기에 발표 지역이 전주와 순창을 콕 찍어 지적한 점도 진보성향의 후보가 출마해 비판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전북의 다른 지역에서도 현직 단체장들이 여러 구설수에 올랐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언급이 되지 않아 특정 지역의 단체장을 곤경에 빠트리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민경 민주노총 전북본부장은 "오늘 몇 명 후보의 비리만 내놨지만 사실은 페이지를 넘기지 못할 만큼 수많은 군의원, 시의원, 도의원의 비리까지 말하면 오늘 기자회견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단체 측은 이어 "언론에 가장 많이 보도됐고 심각성이 크다고 판단한 사안을 중심으로 공개했다"며 언론보도로 책임을 돌렸다.

이어 "모두 포함하기에는 대상이 지나치게 많았다"면서도 선정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질문에는 "구체적 기준을 설명하기에는 모호한 지점이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최 군수를 포함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과는 했지만 범인도피 행위는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도덕적 문제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기 중이든 이전이든 모두 공개할 것"이라며 "다만 우리는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사안을 파악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홍석빈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는 "전북개헌운동본부가 부적격 의견을 낸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며 "우선 선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범민주 세력 소속 단체장 및 민선9기 출마 예정자들을 부적격으로 거명한 것은 객관성과 합리성 측면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적격 발표가 진보당 소속 의원들이 출마를 준비 중인 지역의 단체장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치려는 전략적 판단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며 "범진보 진영 내부 갈등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비칠 경우 정책 경쟁이 아닌 세력 다툼으로 인식돼 유권자 실망만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늘

전북취재본부 김하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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