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회 '방청인 발언권' 편법 논란 속 '무기력' 의회사무국 책임론 비등

평소 '슈퍼갑' 시의회사무국 "도대체 무엇을 했나" 비난 빗발

전북자치도 익산시의회가 중대안건의 심의과정에서 방청인에게 발언권을 부여한 것은 회의규칙상 근거가 없는 '절차적 위반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의회 상임위의 편법 절차 논란을 초래한 무기력한 모습의 '시의회 사무국'에 대한 책임론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익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소길영)는 지난 5일 제275회 임시회를 열고 최대 이슈로 급부상한 '로컬푸드 직매장 어양점 관리 위탁 동의안' 심의과정에서 갑자기 방청인에게 발언권을 부여해 논란이 촉발됐다.

▲익산시의회 상임위 회의와 관련해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준 시의회 사무국의 책임론에 대해서도 강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논란은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프레시안

해당 방청인은 △안건 심의의 직접적 이해당사자(기존 운영조합 측 관계자)인데다 △최종 표결 직전에 △집행부에 불리한 방향으로 발언을 했고 △의회가 만장일치로 부결 처리했다는 점에서 의회 주변에서 적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현행 '지방자치법'과 각 지방의회 회의규칙 등에 따르면 회기 중의 발언권 주체는 통상적으로 의원과 제안자, 집행부, 전문위원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익산시의회 회의 규칙' 역시 방청인과 관련한 규정은 제91조(방청의 허가)에서 95조(녹음·녹화 등)까지 있지만 발언권을 인정하는 명문 규정은 없는 상태이다.

이 중에서 제94조(준수사항)는 '방청인이 방청석에서 회의장 내 발언에 대해 공공연하게 가부를 표명하거나 박수치는 행위' 등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익산시의회 사무국은 이와 관련해 "회의규칙에는 방청인에게 발언권을 줄 수 있다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준용규정에 따라 위원장이 회의 진행상 필요하면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에 전문가들은 위원장 재량 역시 △발언 순서 정리 △토론 시간 조절 △질서 유지 등 절차 운영 범위 안에서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시의회가 방청인에 발언권을 준 것이 단순 진행상 실수가 아닌 의도적인 절차 추가가 아니냐"는 강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상임위가 "의견을 듣기 위해 발언 기회를 줬다"는 입장이라 해도 외부 전문가나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청취하려 했다면 사전에 정식으로 '공청회'를 열거나 '진술인'으로 채택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해당 조합장이 '진술인' 자격으로 발언을 하려면 미리 위원회의 의결과 의장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현장에서 즉석으로 발언권을 준 것은 엄격한 절차를 무시한 편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여러 논란이 제기되면서 "규정을 잘 지켜야 할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어길 꼴이 됐다"며 "의원들을 보좌하고 사전에 여러 사안을 면밀히 조율을 해야 할 시의회 사무국은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시의회 사무국 주변에서는 "그동안 '의원님들 눈에만 잘 보이면 만사 오케이'라는 심리가 작용해 '슈퍼 갑'의 위치에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 이번 논란과 관련한 책임론의 질타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역 법조계는 "방청인의 발언이 토론 흐름과 표결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는 단순한 진행상의 문제가 아니라 의사결정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한 중대한 절차상 하자로 평가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 파장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전직 공무원인 K씨는 "방청인의 발언권 제공은 전례가 없는 일인 만큼 의회사무국에서 당시 '쪽지'라도 넣어서 절차를 준용토록 해야 했다"며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 위원장 재량 등 관련 규정을 너무 광의적으로 해석한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부결 처리의 무효로 이어지지 않는다 해도 향후 동일 안건의 재상정이나 법적 분쟁 과정에서 부결 정당성을 약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의회 사무국에서도 차후에 규칙 보완이나 별도의 규정 마련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의회 사무국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안건 심의 도중에 방청인에게 발언권을 준 것은 규정에도 없으며 잘못된 것"이라며 "회기 중에 방청인의 발언을 듣고자 한다면 정회를 한 후 간담회로 전환해 청취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실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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