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 해안사구에 포크레인 웬일?... 주민반발에 공사 중단

제주시 도심 안에 남아 있는 유일한 이호 해안사구에 개발 사업이 추진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공사 현장.ⓒ제주자연의벗

이호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 해안사구는 포크레인에 의해 모래언덕이 깎이고 소나무가 뿌리째 뽑히는 일이 벌어졌다. 현재는 주민들의 반발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해안사구는 해변에 모래가 쌓여 형성된 모래 언덕이다. 자연적으로 형성되며, 생태계 서식처, 해일·폭풍 완충 역할뿐만 아니라, 지하수 보전 등 중요한 기능을 한다. 환경부는 제주시 이호 해안사구를 비롯해 곽지, 사계, 섭지코지, 월정 등 14개 해안사구를 지정해 보호·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호해안사구는 도로개발, 인공 건축물 시설로 인해 야금야금 잘려나갔고, 현재는 해송 숲을 중심으로 한 해안사구만 남아 있다.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 건 제주시가 이곳의 일부 지역을 공매를 통해 개인에게 매각하면서부터다. 환경부는 도로개발로 인해 해안사구 연속성이 단절되자 이호 해안사구와 인접한 '섯오름' 일대는 해안사구 구역 안에 포함시키지는 않았다

▲이호해안사구 절대보전 지구.ⓒ제주자연의벗

최근 토지주는 이곳에 3층 상가를 짓기 위해 나무를 베어내고 모래언덕을 파헤치는 등 공사를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주무부서인 제주시 건설과가 이 일대를 제대로 실사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건축허가 과정에서 제주시가 "이 지역의 해안사구 존재와 그 역할을 간과 혹은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시를 방문해 항의를 하자, 처음에는 정당한 허가라고 발뺌하다가 나중에는 과실을 인정했다"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사)제주자연의벗 공동대표는 7일 성명을 내고 "이호 주민들은 1970년대 초부터 바다의 강한 바람과 모래를 막기 위해 섯동산에 해송과 아카시아나무를 심어 관리해 왔다"며 "나름대로 해안사구 보호를 위해 노력해 왔다"라고 밝혔다.

▲이호 청년회·부녀회 섯동산 아카시아나무 식목행사.ⓒ제주자연의벗

이어 "이호해안사구에 대한 개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이호해안사구 전부에 대한 절대보전지역 지정을 서둘러야 한다"면서 "2022년에 제주도당국은 이호해수욕장과 이호 해안사구의 국유지 일부를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이호 해안사구는 조금밖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더불어민주당 한권 의원(제주시 일도1동·이도1동·건입동)이 발의한 '제주특별자치도 해안사구 보전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전국에서는 세 번째, 광역자치단체로서는 첫 해안사구 보전조례 제정이다.

공동대표는 그러나 조례가 제정된 이후에도 "신양 해안사구 데크 시설 논란이 있었고, 이번에 이호 해안사구 훼손 논란마저 일고 있다"며 "이호 해안사구 중 사유지인 곳을 매입하더라도 이호 해안사구 전체를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제주도당국은 조례에 있는 해안사구보전위원회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며 "위원회를 통해 제주도 해안사구의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각각의 해안사구에 맞는 세부 보전대책을 세워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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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제주취재본부 현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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