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벼르는 국민의힘…"청문회 이틀 하자"

李, 재산 176억 신고…민주당도 부담감 "매일 의혹", "당혹스러워"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해 보좌진 갑질, 부동산 투기 등 의혹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이틀간 열어 철저히 검증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재경위원들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이틀 동안 진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이 후보자 지명은 국민을 우롱하는 자격 미달 인사 참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금 전 넘어온 자료를 보면 이혜훈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만 총 175억6950만 원에 달한다"며 "시세 80억원대의 서울 반포동 50평대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종시 아파트와 서울 중구 오피스텔 전세 임차권을 갖고 있다. 본인과 배우자의 예금과 주식만 91억 원이 넘습니다. 자녀 3명의 예금과 주식을 더하면 128억 원에 달한다"고 했다.

이들은 "2016년 신고재산 65억 원에서 10년 만에 100억 원 넘게 불어난 재산 형성 과정부터 집중 검증 대상"이라고 송곳 공세를 예고했다.

이들은 또 "도를 넘은 '갑질' 또한 심각한 결격사유"라며 "사회 초년생인 인턴 보좌진에게 고성과 함께 'IQ가 한 자리냐', '너를 죽였으면 좋겠다'는 등 인격 말살 폭언을 퍼부었고, 보좌진에게 자택 프린터를 수리하게 하고, 특정 음료를 준비하게 하는 등 사적 심부름과 무리한 요구도 서슴지 않았다는 의혹도 전해진다. 보좌진이 사노비냐"고 했다.

이들은 "이밖에도 영종도 땅 투기, 고리 대부업체 투자, 과거 바른미래당 시절을 포함해 지역구를 둘러싼 각종 비위 및 측근 특혜 의혹 등 결격 사유와 검증 대상이 차고 넘친다"며 "이 후보자는 자진 사퇴하고, 이 대통령도 인사 참사에 대해 대국민 사과하고 지명을 철회해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의힘 재경위는 인사청문회 이틀 진행과 함께 이 후보자의 갑질 피해자를 포함한 모든 관계자들에 대한 증인과 참고인 출석 또한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들은 "당 차원의 제보센터를 개설했다. 이 후보자의 과거 갑질 등 각종 비위 사례를 알고 계신 분들은 이메일로 제보를 부탁드란다"고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재경위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빵 100만 원 샀다고 사흘이나 청문회를 했다"며 "우리도 (이틀이 아닌) 사흘 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이 후보자가 국민의힘 소속일 때는 재산·갑질 등 의혹에 대해 문제제기가 없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정당에서 하는 공천 검증과 정부의 장관 후보자 검증은 차원이 다르다"며 "공천은 후보자가 낸 자료에 근거해서 할 수밖에 없고, 정부에서 하는 것은 국세청·검찰·경찰 등 모든 조직이 동원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진행되는 모양이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같을 것 같다. 탈탈 털리고 막판에 김현지 부속실정 전화를 받고 그만둘 것"이라며 "차라리 본인이 사퇴하는 것이 국민 정신건강에 좋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서 6년 전 국회의원 퇴직시보다 약 113억 원 증가한 176억 원가량의 재산을 신고했다. 본인 명의 재산은 △12억9800만 원 상당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지분 35% △1억7330만 원 상당의 세종시 아파트 전세 임차권 △1000만원 상당의 서울 중구 오피스텔 전세 임차권 △예금 4758만 원 △증권 14억4593만 원 등 27억2966만 원 규모다.

배우자 명의로는 △반포동 아파트 지분 65%(24억1120만 원) △포르쉐 등 차량 3대(총 9879만 원) △예금 4억6165만 원 △증권 71억7384만 원 등 총 101억4549여만원을 신고했다.

장남 보유 재산으로는 △서울 마포구 상가 지분 50%(1억400만 원) △서울 용산구 아파트 전세 임차권 지분 50%(3억6500만 원) △증권 11억8384여만원 등 총액 17억124만 원, 차남은 △마포구 상가 지분 50%(1억400만 원), △서울 중랑구 아파트 전세 임차권(1억2000만 원)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주택(2억2600만 원) △예금 1억4826만 원 △증권 11억1843만 원 등 총 17억1419만 원을 신고했다. 3남은 △예금2160만 원 △증권 12억5731만 원 등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차남이 보유한 전농동 주택은 재개발 예정지에 위치한 것으로, 지난해 5월 할머니(이 후보자의 시어머니)로부터 이를 증여받은 것이라고 이날 TV조선이 보도했다. 이 후보자는 2020년 총선 때 전농동이 포함된 서울 동대문을 지역구에 출마하면서 재개발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상범, 박대출, 박수영, 권영세 의원. ⓒ연합뉴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연일 불거지자 부담스러워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진성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거의 매일 의혹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청문회 과정에서 꼼꼼하게 점검해 봐야겠다. 대통령 인사권은 물론 존중해야 하지만, 국회는 대통령의 검증 과정이 충분했는지, 또 국민 눈높이에서 납득할 만한 인사인지 점검해 봐야 한다"고 했다.

진 의원은 현 시점에서 이 후보자가 거취 표명을 해야 한다고 보는지 묻자 "그거야 본인이 판단하고 결단할 문제 아니겠나"라면서도 다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 본인 해명을 충분하게 들어보지는 못한 상황 아니냐. 본인의 이야기도 좀 들어볼 필요는 있고, 여당으로서는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청문회 과정에서 소명을 들어봐야 된다"고 했다.

전현희 의원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나오는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서 굉장히 좀 당혹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국민들께서도 많은 의문을 가지고 있고, 또 여러 가지 검증을 제대로 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당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 의원은 여당 지도부가 이 후보자 관련 함구령을 내렸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그런 것은 없다"며 "조승래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당에서는 발언을 자제해 주는 게 좋지 않겠나' 이런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하신 게 와전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당 원로인 박지원 의원은 반면 "이 후보자의 능력과 실력은 평판이 나 있고, 내란이나 윤석열 문제, 또 부동산 투기, 갑질 문제에 대해서는 통렬하게 반성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일은 잘할 것"이라고 이 후보자를 감쌌다.

박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도 (이 후보자 관련 의혹에) 비판적이지만 크게 보면 이 대통령의 통합 정치에 부합되지 않느냐"며 "본인이 통렬하게 반성하고 사과하고 있지 않느냐. 반성하지 않는 '윤 어게인' 세력들이 나쁘지, 그들이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야당의 공세에 반격했다.

박 의원은 특히 갑질 논란에 대해 "'아주 참 잘못된 일을 했구나' 이런 생각을 했는데, 이 후보자가 저에게 전화를 해와서 변명하지 않고 '잘못됐다'고 하더라"며 "이 후보자가 통렬하게 반성하고 사과하면 얼마든지 예산처 장관으로서 능력을 발휘할 만한 실력과 능력이 있다", "그것을 업보로 가지고 살면서 반성하는 자세로 국민들한테 더 훌륭한 봉사를 하면 용서받을 수 있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그는 또 "과거의 책임은 국민의힘에 있지 않느냐. 자기들이 5번이나 공천을 했는데 그러면 당신들은 모르고 했느냐"고 역공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혜훈 개인의 일탈 행위도 있지만, 반성한다면 분열의 정치를 타파하려고 하는 이 대통령의 '통합의 정치'의 큰 틀에서 한번 봐줄 필요가 있지 않는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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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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