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을 강타한 이혜훈 전 의원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두고 이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이혜훈 의원의 능력적인 부분을 이재명 대통령께서 판단했을 것"이라며 "다른 정치적인 노림수가 있더라도 능력이 안 되면 이거 못 한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아울러 이 대통령이 세 가지 노림수를 갖고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을 더 극우로 몰고, 다음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고 장 소장은 추측했다. 아울러 이번 인사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인물은 오세훈 서울시장이라는 이색적 평가도 내렸다.
장 소장은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전 의원 지명에 이 대통령의) 세 가지 노림수가 있다고 본다"며 "이 대통령께서 '민주당에서 내 편이 누구인가'를 이번 기회를 통해서 확인하고 싶어 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이 전 의원은) 민주당 진영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이 전 의원을 임명한 건 "누가 나의 대통령으로서의 권위와 주도권을 인정해 주느냐를 좀 한번 살펴보고 싶어 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두 번째 노림수로는 "국민의힘을 조금 더 오른쪽으로 몰고 가고 싶어 하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통합, 국민 모두의 대통령, 보수 쪽 인사도 다 함께하겠다. 그렇게 얘기했는데 이러한 차원에서 본인들이 조금 더 중도 우파 쪽으로 가서 운동장을 넓게 쓰고 국민의힘은 극우세력으로 몰고 싶어하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세 번째 노림수로 장 소장은 "(이 대통령이 이번 인사로)서울시장 선거에 영향을 끼치고 싶어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전 의원이 제명 전 국민의힘에서 서울 중성동을 당협위원장을 지낸 점을 장 소장은 근거로 꼽았다.
장 소장은 "(이 전 의원이) 서초에서 3선 의원을 했다"며 이번 인사로 이 대통령이 "강남에 있는, 극단적 주장을 하지 않는 보수 지지층에 '우리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야' '보수 정책 이념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이재명 정권이야' (이런 메시지를 던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장 소장은 결국 "강남 구민들의 경계심을 좀 허물어뜨리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이혜훈 카드를 쓰지 않았느냐"며 "저는 이번 (이 전 의원) 임명으로 제일 피해를 많이 본 게 오세훈 시장 같다"고 주장했다.
"(다음 서울시장 선거에서) 강남에서 몰표가 나와야 다른 서울 지역에서 좀 표가 뒤지더라도 그걸 보강할 수 있는데 (이번 인사로) 합리적인 보수 쪽에서도 '내가 굳이 민주당 서울시장을 안 되게 하려고 나가서 투표할 필요는 없겠네' 그런 생각과 판단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장 소장은 덧붙였다.
한편 장 소장은 이런 이유를 떠나 근본적으로 이 대통령이 이 전 의원의 전문성을 높게 본 것 아니냐고도 말했다. 장 소장은 2008년 이 전 의원 보좌관을 1년가량 하면서 그를 가까이서 지켜 본 경험담을 풀었다.
장 소장은 "이혜훈 의원은 상당히 전문적이고 스페셜하고 능력이 많은 분이다. 그러니까 미국의 랜드연구소에서 연구위원으로 근무한 것 아니냐"며 "그러한 능력적인 부분도 이재명 대통령께서 판단하지 않았을까" 추정했다.
이어 "다른 정치적인 노림수가 있더라도 능력이 안 되면 이거(이 인사) 못 한다"고 장 소장은 강조했다.
한편 같은 방송에서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이번 이 전 의원 지명을 두고 "판을 흔들려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것 같다"며 "일종의 의원 빼가기 느낌"이라고 해석했다.
김 평론가는 "일단 국민의힘 주변화 전략이 큰 틀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극단적인 극우 성향을 가진 사람이 지도부에 있고, 그쪽으로 계속 메시지를 내다보니 상식적인 사람은 다 엑소더스, 탈출하고 있다는 걸 (이번 장관) 자리를 이용해서 판을 그렇게 했다(짰다)고 보는 게 정치적으로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평론가는 확장재정에 부정적인 이 전 의원의 기조를 두고 이 대통령이 "(자신의 생각과) 충돌함에도 불구하고 쓴다는 건 '내가 이걸 조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 걸로도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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