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가 선언에 그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가운데, 연천군시설관리공단의 자원순환 정책은 비교적 분명한 ‘성과 지표’를 남겼다. 형식이 아닌 실행, 구호가 아닌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다.
연천군시설관리공단은 지난 24일 열린 ‘2025 ESG 자원순환 어워즈’에서 공공기관 부문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시상은 E-순환거버넌스가 주최하고 전자신문이 주관했으며,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후원했다.
이번 수상의 핵심은 ‘자원순환 체계의 완결성’과 ‘정량적 성과’에 있다. 공단은 폐기물 배출, 수거, 선별, 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표준화하고, 이를 연천군 전역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운영 모델을 구축했다. 행정기관 내부에 머무르던 관리체계를 주민 생활권까지 확장했다는 점에서 기존 공공기관 방식과 차별성을 보였다.
특히 농촌 지역 고령 가구를 대상으로 한 방문 수거 정책은 실효성을 수치로 입증했다. 이동이 어려운 고령 가구의 재활용 참여율을 끌어올리면서, 방치되거나 혼합 배출되던 생활폐기물의 재활용 전환 비율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공단에 따르면 해당 정책 시행 이후 일부 읍·면 지역에서는 재활용 가능 자원의 분리배출 비율이 이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평가 요소로 작용했다. 공단은 전자폐기물과 생활자원 재활용 확대를 통해 매립·소각량을 줄이고, 이에 따른 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산정해 관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환경 캠페인이 아니라, ESG 중 ‘E(Environment)’ 항목에서 실제 성과 지표로 활용 가능한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평가에서는 지역 협력 구조 역시 주요 기준으로 작용했다. 공단은 주민, 마을 단위 조직, 민간 수거체계와의 연계를 통해 자원순환을 ‘공공기관 단독 사업’이 아닌 지역 공동 실천 모델로 설계했다. ESG의 ‘S(Social)’ 요소를 행정 서비스 수준에서 구현한 사례로 평가받은 이유다.
송승원 연천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자원순환을 행정의 영역이 아니라 주민 생활 속 실천 과제로 전환하는 데 주력해 왔다”며 “연천군의 인구 구조와 지역 특성을 반영한 방식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감축량과 재활용률 등 핵심 지표를 더욱 체계화해 지속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지방 공공기관 ESG의 한 방향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대규모 투자나 선언적 목표보다, 지역 여건에 맞춘 ‘작지만 누적 가능한 성과’가 오히려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연천군시설관리공단의 이번 수상은 ESG가 구호에 그치지 않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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