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RE100 산업단지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 탄소 규제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 전환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새만금을 대한민국 RE100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16일 전북도에 따르면 새만금에는 현재 태양광 3GW, 해상풍력 4GW 등 총 7GW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단지가 단계적으로 조성되고 있다. 특히 2029년을 목표로 수상태양광 1.2GW를 RE100 기업에 직접 공급할 수 있도록 산업단지 조성이 추진 중이어서, 단기간 내 실질적인 기업 유치 성과도 기대되고 있다.
전력 공급 여건도 갖췄다. 새만금은 약 1.5GW 규모의 전력 공급 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서해안권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광역 전력망과의 연계가 용이한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필요로 하는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 유치에 유리한 환경이라는 평가다.
제도적 기반도 마련돼 있다. 새만금 산업단지 5·6공구는 2022년 전국 최초로 스마트그린산단으로 지정됐다. 산업용지와 수변도시를 연계해 재생에너지 생산과 소비가 지역 내에서 순환되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국정과제에는 새만금 RE100 산업단지 조성과 재생에너지 허브 육성이 포함돼 있으며,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지산지소형 RE100 산단 조성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새만금을 풍력·태양광·조력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RE100 국가산업단지로 육성하고, SOC 조기 완성을 통해 전북의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전북도는 새만금 RE100 산단을 선도 모델로 삼아 대규모 전력 수요 기업 유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제도적 RE100 단지와 물리적 RE100 단지를 병행 조성해 기업의 다양한 이행 방식을 지원하고, 세제 감면과 전력요금 인하, 재생에너지 저가 공급, 전력망 연계 비용 완화 등 인센티브 제공도 검토하고 있다.
서남권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도 병행된다. 전북도는 2.4GW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과 함께, 확산단지 1GW 추가 지정을 추진해 집적화단지로 확대하고, 내년까지 사업시행자 선정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국전력의 선투자를 통한 전력계통 구축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전북은 에너지 분야를 넘어 주력 산업의 친환경 전환도 병행하고 있다. 조선산업에서는 암모니아 등 친환경 선박 연료 실증 거점 조성을 추진하고, 농기계·건설기계 분야에서는 지능형 실증단지와 디지털 전환 플랫폼 구축을 진행 중이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새만금은 7GW 규모의 재생에너지와 첨단 산업 인프라를 동시에 갖춘 국내 유일의 RE100 최적지”이라며 “새만금을 중심으로 전북이 대한민국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산업 전환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새만금 RE100 전략의 성패는 실제 기업 유치와 전력 공급의 안정성, 그리고 인프라 구축 속도에 달려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 탄소 규제가 현실화되는 만큼, 새만금이 계획을 넘어 실질적인 산업 전환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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