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박스쿨 대표를 총회에 초청하고 수탁기관에서 개소 예배를 여는 등 정치적·종교적 편향 의혹을 받아온 넥스트클럽사회적협동조합(넥스트클럽)이 대전 청소년성문화센터 재위탁 심사에 낙제점을 받아 탈락했다. 넥스트클럽의 청소년성문화센터 위탁 실패는 서울과 세종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대전시는 3일 청소년성문화센터 수탁기관 선정결과 공고를 내고 심사 결과 '적격자 없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적격자 없음은 수탁 신청 단체 모두가 기준에 미달한다는 뜻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프레시안>에 "심사위원들의 심사에서 두 기관 모두 평균 70점 미만을 획득했다. 규정상 70점 이상 단체만 선정할 수 있게 돼 있어 적격자 없음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공모를 통해 특정 기관을 선정해야 할지, 다른 대안이 있을지 전국의 사례를 보며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적격자 없음 결정에 따라 현재 대전청소년성문화센터를 위탁운영하고 있는 넥스트클럽은 계약기간인 올해 말을 기점으로 센터 운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
넥스트클럽의 청소년성문화센터 수탁 심사 탈락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지난 8월 넥스트클럽은 서울시 청소년성문화센터 위탁운영 공모에 지원했다가 경쟁단체인 한국기독교청년회전국연맹유지재단(YMCA)에게 정성평가에서 크게 밀려 탈락했다.
지난달 25일에도 넥스트클럽은 세종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재수탁에 공모했으나 경쟁에서 밀려 탈락했다.
주가사랑하는교회 남승제 목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넥스트클럽은 지난 2019년 성교육 현장에서 "성폭력을 당하지 않으려면 여성으로서 성품을 갖춰야 한다"고 하거나 혼전순결을 강조하는 등 성차별적이거나 혐오적인 내용을 가르쳐 온 것으로 알려져 시민단체들로부터 '대전판 리박스쿨'이라고도 불려 왔다.
실제로 넥스트클럽은 극우사상 교육과 여론조작으로 문제가 된 리박스쿨과 여러 활동을 함께해 왔다. 지난해 1월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당시 이사장을 맡았던 글로리사회적협동조합의 늘봄학교 사업 공모 제안서에 협력단체로 참여한 바 있다. 또 남 목사는 지난 2023년 늘봄학교 정책 지지단체인 '함께행복교육봉사단'에 참여해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과 함께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4월 넥스트클럽 정기총회에서도 손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는 등 두 단체의 협력이 장기간 이어져 왔음을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밖에도 서울시 청소년성문화센터 심사 당시 보수 개신교 성향 단체들이 서울시청 앞에 모여 넥스트클럽 선정을 요구하는 등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 중 다수는 리박스쿨과 함께 학생인권조례와 낙태죄 폐지 등을 반대해 왔다.
넥스트클럽을 비판해 온 대전인권행동은 이날 성명을 내고 넥스트클럽에 대한 부적격 판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대전인권행동은 "이런 부적격 단체에 청소년 관련 기관을 맡긴 대전·세종 시장은 지난 국정감사 때 질책을 받았고, 세종시에서는 마침내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수탁기관 모집에서 넥스트클럽을 배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전시는 청소년기관 위·수탁 과정을 전면 공개하고 심사위원에 인권·성평등 전문가 참여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넥스트클럽과 같은 혐오·차별 조장 단체의 수탁을 배제하고 투명한 선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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