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13세 미만 아동 강제추행에 5년 이상 징역형, 헌법 어긋나지 않아"

"경미한 추행도 매우 부정적 영향…유형 불문하고 비난 가능성 커"

헌법재판소가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를 범한 가해자를 5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한 현행 성폭력처벌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성폭력처벌법 7조 3항이 형벌 간 비례원칙과 평등원칙에 반한다며 의정부지방법원이 제기한 위헌제청 사건에서 지난 27일 재판관 9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앞서 초등학교 내부공사업체 관리자로 일하던 A 씨는 학교에서 마주친 6∼7세 여자아이 3명의 눈가 또는 이마에 입맞춤한 혐의, B 씨는 엘리베이터에서 7세 여아의 손을 쓰다듬고 만진 혐의로 각각 기소돼 의정부지법에서 재판받고 있었다.

두 사건 재판부는 이들에게 적용된 성폭력처벌법 7조 3항에 대해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강제추행으로 인정되는 행위 유형이 광범위함에도 법정형 하한을 징역 5년으로 규정한 것이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이나 평등원칙에 반하고 법관의 양형 재량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다.

성폭력처벌법과 형법의 '강제추행'에는 기습추행이나 신체 접촉이 없는 추행 행위, 성적인 목적이 없거나 유형력 행사가 가벼운 추행 행위 등 다양한 추행 행위가 포함된다. 이를 다루는 성폭력처벌법 7조 3항은 13년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을 모두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거에는 징역형 또는 벌금형으로 처벌할 수 있었지만, 2018년 텔레그램을 통한 아동 성 착취 사건이 다수 발생하자 2020년 벌금형을 삭제하는 법 개정이 이뤄졌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정신적·신체적으로 아직 성장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13세 미만 미성년자의 자유로운 성적 정체성 및 가치관 형성을 보호법익으로 하는데, 13세 미만 미성년자는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그 보호법익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13세 미만 미성년자는 상대방의 추행 행위가 가지는 위험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항해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경미한 추행 행위라 하더라도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해가는 이들에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강제추행의 구체적 행위 태양을 불문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헌재는 또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에 대한 법정형이 지속적으로 상향됐음에도 범죄가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인 점, 어린아이에 대한 신체 접촉이 문화적·관습적으로 용인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에는 경미해 보이는 행위라도 아이들의 자유로운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 형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데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된 점 등을 고려했다.

그러면서 징역형 하한이 5년이므로 정상 참작 사정이 있는 경우 감경을 통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으므로 양형 과정에서 구체적 사정이 반영될 수 있고, 보호법익과 죄질을 달리하는 다른 범죄들과 그 법정형을 평면적으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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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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