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이 우익성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같은 당 김예지 의원에 대해 장애혐오성 발언을 해 논란이 불거졌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주류 인사들은 오히려 박 대변인을 감싸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장동혁 당 대표는 박 대변인이 사의를 표했지만 이를 반려하며 '엄중 경고' 처분만 내렸고, 송언석 원내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 "당 내에서 있었던 일을 가지고 지나치게 과다하게 언론에서 반응한다"며 "왜 국민의힘에서 노력하고 있는 여러가지 일들 중에서 굳이 자그마한 내부적인 일을 가지고 이렇게 오랫동안 집착해서 이것을 기사화하려고 하느냐"고 언론 탓을 한 데 이어서다.
지도부 일원인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9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 대표가 박 대변인의 사표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만약 대표께서 반려를 안 하고 사의를 받으려고 했다면 저라도 말렸을 것 같다"며 "당사자가 일단 사과를 했고, 이 부분에 대해서 반성도 하고 있기 때문에 사의를 받아들일 정도의 단계는 아니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박 대변인 발언에 다소 부적절한 부분은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한다. 유튜브라는 환경에서 발언이 조금 과격한 부분들이 있었다"면서도 "전체 맥락을 보면 장애인에 대한 폄하 목적이 전혀 아니었다는 것이 분명하고, 단지 김예지 의원에 대한 비판을 함에 있어서 강도가 셌다, 과했다는 부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런 발언 하나로 젊은 청년 정치인의 정치생명을 끊는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런 것들로 정치생명을 끊는다고 하면 민주당 전체 의원 대다수가 벌써 나가떨어졌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신동욱 최고위원도 같은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애인 비하의 의도가 있었다면 잘못된 것이고, 제가 그 부분 들어봤는데 진행자(에게)도 그렇게 반응을 하는 것은 부적절했던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박 대변인 발언의 취지는 저희 당내 문제하고 연결이 돼 있다. 김예지 의원에 대해서는 저도 할 말이 있다"고 '취지'를 살펴야 한다고 했다.
심지어 딸이 장애인이며 '스페셜올림픽코리아'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나경원 의원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도부도 엄중 경고한다고 했고, 본인은 아직 젊고 그래서 그러신 것 같은데 잘못된 일이고 반성 좀 해야 된다고 본다"면서도 박 대변인에 대한 징계를 하지 않은 것이나 당직을 유지시킨 부분에 대해서는 "엄중경고도 징계의 하나다. 좀 지켜보자"고만 했다.
다만 국민의힘 대표·비대위원장을 지낸 한동훈 전 대표는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애인과 약자를 혐오하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보수 정당이 더더욱 그 원칙을 잘 지켜왔는데, 그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박 대변인의 당직 유지 문제에 대해 "민심을 이길 수 없고, 결국 민심을 따르게 될 것"이라며 "정치가 민심을 따르지 않고 어떻게 선택을 받을 수 있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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