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李대통령 5개월간 열심히 노력…'헌법존중TF', 성취 깎아먹지 않나"

"지방선거, 민주당 대승한 2018년 같은 결과 나오지 않겠나…국힘, 尹 선출부터 사과해야"

정치권 원로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이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 발표 등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후 성과를 비교적 긍정 평가하며 내년 지방선거가 민주당에 유리할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한 공무원을 가려내겠다는 '헌법존중TF' 가동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성취를 깎아먹지 않나"라고 부정적으로 논평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17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 대담에서 "(취임 후) 5개월 동안 이 대통령이 노력을 열심히 했다고 본다. 국민과 어떻게든 소통을 해야겠다고 하고, 외교적인 측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두 번에 걸쳐서 정상회담을 하는 과정에서 그래도 선방했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런 측면에서 (이 대통령이) 아직까지는 그렇게 큰 잘못을 저지르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나타나는 여론조사의 (국정)지지율도 60%를 넘는 양상이기 때문에 현재까지로서는 특별하게 무슨 하자를 지적할 만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외교 분야의 성과에 대해 "(경주) APEC 회담에 미국 대통령, 중국 주석이 동시에 오게 돼서 한중·한미정상회담이 이루어졌는데 거기에서 비교적 그래도 정상회담 관계는 잘 이루어졌다고 나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한테 핵추진잠수함 얘기를 끄집어내서 허락을 받는 모습까지 보면 이 대통령은 자기 나름대로의 최대 노력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대미 투자펀드도) 처음에는 2000억 달러를 한꺼번에 내라고 했는데. 그래도 다행히 매년 200억 달러씩 내는 걸로 됐다. 200억 달러 정도를 매년 지불한다는 자체가 한국한테 큰 문제는 일으키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나는 그게 아직도 완전히 타결이 됐다고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전체 3500억 달러 중에서 2000억 달러는 매년 200억씩 주기로 했지만, 1500억 달러를 미국의 조선업 재건에 쓴다는데 그건 어떤 형태로 투자하려고 하는지 아직 분명하게 나타난 게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김 전 위원장은 이처럼 이재명 정부에 대해 비교적 호평을 하면서도, 정부가 공무원들의 내란 가담 여부를 조사하겠다며 TF 조직을 가동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누가 그런 발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아주 유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내가 보기에 공무원들 중에서 계엄에 찬동하고 거기에 동조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몇 사람이, 소위 윤 전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을 가졌던 사람들이 아마 계엄에 대해 찬성하는 얘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그 몇 사람을 골라내기 위해서 무슨 TF를 구성해서 핸드폰을 포렌식한다든가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는 "벌써 이재명 정부가 수립된 지 지금 5개월이 지났다. 이제는 좀 안정을 시키고 서로 포용을 하는 단계에 들어가야 할 시기에 갑자기 또 무슨 놈의 TF를 만들어서 공무원들을 불안하게 만드나. 그래가지고 과연 정부의 효율이 일어나겠느냐"며 "이 대통령이 지난 5개월 동안 국민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는데 갑작스럽게 그런 TF 같은 것을 만든다고 하니까 오히려 이 대통령이 그동안의 성취한 것을 깎아먹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또 10.15 정부 부동산대책에 대해서도 "아무리 정책을 결단한다고 해도 시장경제의 본질을 파괴하는 식의 정책을 해서는 성공할 수가 없다"며 "수요-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부동산 시장도 제대로 돌아가는데, 어느 한 측면을 보고 그냥 '수요가 많으니까 중단시켜야 되겠다'고 (정책을) 해서 결국 거래도 안 되고 중단돼버리면 그 자체가 또 경제성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그러면 결국 가서 다시 또 거꾸로 갈 수밖에 없다"며 "과연 이것을 지속해서 유지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을 미리 생각을 하고서 그런 조치를 취해야 할 텐데, 그런 것이 전혀 배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내년 6.3 지방선거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하고 난 다음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했다. 그와 같은 결과가 혹시라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며 "이재명 대통령 정부가 내년 봄까지 커다란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결국 민주당에 유리한 쪽으로 지방선거 결과가 나타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관심의 초점인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서는 "오세훈 시장이 현직 시장이니까 여론조사를 하면 제일 앞서가는 것으로 나오겠지만, 민주당이 어떤 후보를 내느냐에 따라서 오 시장이 굉장히 어려워질 수도 있다"며 "지금 민주당에서 완전히 새로운 인물, 예를 들어 미 뉴욕시의 맘다니 같은 인물이 나타나면 민주당이 서울시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의 정치적 장도에 대해선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윤석열 전 대통령 같은 분을 국민의힘의 대통령(후보)으로 선출을 해가지고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사과부터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그는 일축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하고서(부터)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가장 강력하게 얘기했던 것이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라며 "윤 전 대통령 임기 내내 떠들다가, 지금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돼있는 상황에서도 똑같은 얘기를 계속 하지 않느냐. 그것이 과거에 아무 정치적인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는데, 그걸 반복하는 이상 내가 보기에는 희망이 없다"고 단언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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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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