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이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이 투입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측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던 핵추진잠수함의 구체적인 건조 장소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4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가진 이후 기자회견에 나선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은 중국이 대만을 침범하거나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에서 상황이 발생하면 주한미군이 이를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역내 다른 비상사태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긍정의 반응을 내놨다.
헤그세스 장관은 "그럼에도 우리가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어깨를 나란히"하고 있다며 "그것이 대한민국에 위해가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고 계속해서 확장 핵 억제를 동맹인 대한민국에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주한미군의 개입이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지한다는 뉘앙스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세계 도처에서 여러 위협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직시하고 있다. 한미 양국 선의에 따른 솔직한 대화를 통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대북 재래식 방어에서는 대한민국이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29일 에이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렸던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한 데 대해 "한국 자체 방위뿐만 아니라 한미 동맹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핵추진잠수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미국의 필리 조선소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승인 과정을 거칠지는 자세히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다"라며 "대한민국은 조선업에 있어 세계적 수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미국 정부는 잠수함뿐만 아니라 수상함, 전투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원한다"고 답했다.
한미 양국이 이날 회의 이후에도 공동합의문을 내지 못하면서 양측 간 이견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헤그세스 장관은 "양국 국방 수뇌부 간 차이는 없다"며 합의 내용이 많아서 이를 정리하느라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정상이 만났을 때 역사적인 '딜'(deal)에 합의했다. 오죽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미국의 어느 대통령도 하지 못한 걸 해냈다고 해서 '딜 메이커 인 치프' 라는 별명도 있다"라며 "그러다 보니 두 정상이 예상치 못한 부분까지 (합의하게 됐는데) 그런 내용이 공동선언문에 충실하게 반영될 것이다. 조율할 부분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안규백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는 흔들림 없는 약속이다. 한국은 NPT(핵확산방지조약) 체제에 가입된 나라로 핵을 본질적으로 가질 수 없다. 따라서 한국에서 핵무기 개발은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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