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 각 기초단체에서 선출직 공직자의 일탈과 행정의 도민 무시 행태가 잇따르며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일당독주의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선거에서 '막대기'도 당선된다"는 이른바 '공천=당선'의 등식이 낳은 부작용은 지역정치의 불신 초래와 함께 다른 정당의 타깃이 되고 있다.
국회 행안위 소속의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동구을)은 지난달 28일 전북자치도 국정감사에서 전주시설관리공단의 부적절한 임용 강행 문제를 질타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안방의 공천과 당선 폐해를 짚었다.
그는 "호남은 지방선거에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확률이 굉장히 높은 지역"이라며 "한 번 공천 받고 당선되면 행정을 전횡에 가깝게 하고 도민들을 무시하는 행정의 행태들이 많이 있다고들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해식 의원은 이와 관련해 "호남일수록 국민과 도민을 생각하는 품격 높은 행정, 선진 행정이 구현돼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해식 의원의 발언은 전북 기초단체와 산하기관의 일탈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를 한다'는 식으로 인용한 말이었지만 '민주당 독주의 그늘'을 직설했다는 점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해식 의원의 진단은 서울이 지역구인 국회의원의 눈에 비친 전북 공천 문제를 그대로 지적한 '뼈 때리는 대목'"이라며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공천만 받으면 너무 쉽게 당선되다 보니 당선 이후 유권자를 무시하고 전횡을 일삼는 것 아니냐는 강한 비판이 들어 있다"는 말들이 오갔다.
전직 지방의원인 K씨는 "민주당 안에서 전북 선출직 공직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치열함'이 없다는 것"이라며 "다른 지역에서는 선거에서 공천을 받아도 죽을 고비를 몇 차례 넘겨야 당선되는데 전북은 그렇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안방인 전북에서 선출직이 민의를 살피고 진정한 일꾼이 되려 노력하기보다 공천장 확보에만 신경 쓰는 활동을 한다는 지적이다.
이해식 의원의 발언이 민주당 안방의 폐해를 내부에서 지적한 목소리라면 조국혁신당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전북 선출직 공직자의 일탈을 부각하며 제3의 정당 효능감을 보여주는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국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은 최근 '지방정치에서 조국혁신당의 존재 필요 입증사례'를 잇따라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어 내년 지방선거의 전북 내 일전(一戰)을 예고하고 있다.
조국 위원장은 이달 1일까지 총 8건의 사례를 꼽았는데 이 중에서 김제와 정읍, 장수 등 3곳이 전북 관련이어서 "이들 지역에 대한 혁신당 차원의 공세가 예고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 안방의 정치인과 선출직 공직자들은 오만과 독선을 버리고 오히려 늘 절제하고 도민을 바라보면서 민심을 두려워하는 정치와 행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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