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관세 부과에 혈안인데…中 시진핑 "수교한 최빈국에 100% 무관세 조치 시행"

트럼프 떠난 에이펙 중심에서 '개방' 외친 시진핑…"다자 간 무역 체제 공동으로 수호하자"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떠난 자리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에이펙(APEC,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의 본래 목적을 지켜 나가자며 다자적·개방적인 무역을 촉구하고 나섰다.

31일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경주에서 열리는 에이펙 제32차 비공식 정상회의 1단계 연설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국민의 복지를 증진시키려는 초심을 굳건히 지켜야 하며, 개방적 발전 속에서 기회 공유와 상생을 고수하며, 포용적인 경제 세계화를 촉진하고 아시아태평양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현재 세계는 급변하는 환경 속 국제 정세의 변화와 혼란이 교차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발전에 대한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바람이 거세고 파도가 높읈록 우리는 더욱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를 위해 5가지 사항을 제시했는데 첫째로 "다자간 무역 체제를 공동으로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다자간 무역 체제의 권위와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WTO 개혁의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고, 최혜국 대우 및 비차별과 같은 기본 원칙을 수호하며, 개발도상국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 무역 및 경제 규칙의 현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개방적인 지역 경제 환경을 공동으로 조성해야 한다"며 "무역 및 투자 자유화와 편의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재정 및 금융 분야 협력을 심화하며 지역 경제 통합 과정을 꾸준히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이행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확대 기회를 포착해 상호 연계와 융합적 발전을 촉진함으로써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건설의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세 번째로 "산업 및 공급망의 안정성과 원활한 운영을 공동으로 유지해야 한다"며 "'손을 놓는 것'이 아닌 '손을 잡는 것', '공급망을 끊는 것'이 아닌 '공급망을 연장하는 것'을 고수하고, 더 많은 이익 접점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면서 공급망의 개방적 발전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 2014년 베이징에서 열렸던 에이펙 정상회의서 부속서로 채택된 'APEC 연계성 청사진' 시행 10주년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는 '원활하고 포괄적으로 연결되고 통합된 아시아·태평양'을 목표로 역내 회원국들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한 지침으로 볼 수 있다.

이어 시 주석은 "무역의 디지털화와 녹색화를 공동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국경 간 무역 활성화에 있어 디지털 기술의 역할을 최대한 활용하고, 무서류 무역, 스마트 세관 등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증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포용적이고 포괄적인 발전을 공동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사람 중심의 발전 이념을 견지하며, 불균형 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세계화를 촉진하여 지역 내 모든 국민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모든 당사국과 협력하여 높은 수준의 '일대일로' 협력을 추진하고, 더 많은 개발도상국의 현대화 실현을 지원하며, 글로벌 발전을 위한 새로운 공간을 개척할 것"이라며 "중국은 수교한 최빈국에 대해 제품의 100%에 무관세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교역국가들과 공동발전을 위한 경제동반자협정 체결을 통해 이들 국가의 제품에 대해서도 100% 무관세 조치를 시행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무역, 관세를 통한 무역 장벽 형성과는 반대되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세계 주요 강대국으로서 미국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시 주석은 "중국은 대외 개방이라는 기본 국가 정책을 꾸준히 고수해 왔으며, 개방형 세계 경제 건설을 촉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지난 5년 간 중국은 상품 및 서비스 무역에서 세계 1위와 2위를 차지하며 7000억 달러 이상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했고, 해외 투자는 연평균 5%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의 외국인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외국인투자 진입 특별관리조치)는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고 무비자 입국은 확대되는 등 꾸준히 개방을 넓혀 왔다"며 "22개 자유무역지구는 높은 수준의 국제 무역 및 경제 규칙에 적극적으로 부합하고 있다. 중국의 대외 개방의 문은 닫히지 않고 더욱 활짝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최근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는 제15차 5개년 계획 수립에 대한 건의안을 채택했다"며 "중국은 이 기회를 빌려 전면적으로 개혁을 심화하고, 고차원적 개방을 확고히 확대하며, 중국식 현대화의 새로운 성과를 통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세계에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1세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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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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