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로 산업안전보건공단 안전 컨설팅을 수행한 업체가 유사한 공단 평가에서 3년 연속 A등급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 전북 완주·진안·무주)이 산업안전보건공단(이하 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A업체는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을 총 28회 허위로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15개 사업장 중 13곳은 현장에 방문하지 않고 본사에서 서류로만 평가하는 등 사업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A업체가 허위로 수행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은 공단이 지정한 민간기관이 중소규모 건설현장을 직접 방문해 안전보건조치를 지도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폭발사고가 발생한 아리셀 역시 해당 컨설팅을 받았으며, 당시 컨설팅 업체가 아리셀에 대해 ‘안전보건에 대한 경영 의지가 높다’고 평가하는 등 부실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업체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공단의 ‘건설재해예방전문지도기관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특히 허위수행이 적발된 2024년 평가에서도 업무충실성 부문에서 500점 만점 중 417점을 획득했으며, 해당 허위수행 등 타 사업에서의 위반사항은 평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A업체는 여전히 자사 홈페이지에 공단으로부터 받은 A등급을 홍보자료로 활용하며 다수의 안전 자문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2024년부터 현재까지 해당 업체가 안전관련 사업을 수행한 건설현장은 총 2,078개소이며, 이중 공단으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은 현장 역시 165개소로 나타났다.
문제는 A업체가 기술지도를 맡은 사업장에서 2024년~2025년 사이 중대재해 1건과 산업재해 67건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해당 중대재해는 거푸집 해체 중 굴착부 붕괴로 인한 매몰사고로, 정상적인 안전 기술지도가 이뤄졌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 2024년 공단이 평가한 지도기관 249개소 중 기술지도 한 사업장에서 1차례 이상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관은 총 65개소(25.7%)로, 4곳 중 1곳 꼴인 실정이다.
안호영 의원은 “이번 사건은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자기규율 예방체계’가 현장에서 얼마나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특히 허위 컨설팅 업체가 공단 공인 평가에서조차 A등급을 받은 것은 공단 평가체계 전반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단은 타 사업에서의 실적과 위반사항이 관련 공단평가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평가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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