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한수원, 'UAE 공사비' 두고 집안싸움…산업장관 "부끄러운 행태"

웨스팅하우스 '불평등 협약' "아쉽다"…'대왕고래' 우선협상자 선정 보도에 "사실 아냐"

한국전력과 자회사 한국수력원자력이 한국의 첫 해외 핵발전소 수출 사례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1조 원대 추가 공사비 정산을 놓고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서 중재 절차를 밟는 데 대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진행한 산업통상부 대상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한전과 한수원의 이 같은 '집안싸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입장을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은 "'한수원과 한전이 최근 영국계 로펌과 컨설팅 회사에 여러 자료를 제출했고, 그 제출된 자료 중에 민감한 기술문서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관련 컨설팅 회사들이 미국 정부나 유럽 쪽에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지금 안 해도 될 집안싸움 때문에 국가 전략 자산들이 해외 로펌과 민간 컨설팅사로 통째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원전 기술 관련 다량의 기밀문서들이 외국계 컨설팅 회사로 넘어간 건 정말 심각한 문제다. 분쟁을 빨리 조기에 종결시켜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김 장관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라며 "산업부가 리더십을 발휘해서 해결해야 될 이슈였는데, 한전과 한수원이 그렇게 간 것에 대해서 정말 저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웨스팅하우스의 협상 과정 등을 보면 한수원은 매우 부적절하고, 한계를 드러낸 거 같다"고 꼬집었다. 또한 "세계 원전 시장을 독점하는 주요국의 공통점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단일화된 수출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한전과 한수원 두 갈래로 진행하다 보니 서로 간 다툼도 발생하고 있다"며 "산업부 입장에서 하나의 단일 체계로 원전 수출을 정리할 생각은 없나"라고 물었다.

김 장관은 "그 부분은 여러 논란도 있고 해서 지금 정리하고 있다. 단일한 방법이 좋을지, 한전과 한수원의 거버넌스를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해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답했다.

'이원화된 한전·한수원은 어느 자리에 가면 늘 '팀 코리아'로 한다는데, 내부적으로는 서로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에서 방치하면 안 된다'는 민주당 이재관 의원의 지적에도 김 장관은 "원전 수출과 관련해 양 기관의 정말 부끄러운 행태들이 나타나고 있다. 정말 고쳐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며 "다시 한번 지금 점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전과 한수원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지식재산권 분쟁 해소 합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은 "웨스팅하우스 종신 불평등 협약이 만들어진 배경으로 원자력 업계의 전략적 무모함이 있고, 원전 수주를 정권의 치적으로 확정하고 싶은 윤석열 정부의 조급증, 한전·한수원이 이에 무소신으로 반응한 부분들이 중요하게 제기된다"며 "웨스팅하우스의 원천기술 자체를 애초에 인정하고, 핵심 부품 공급을 하도록 협상을 상당히 완료해 진행하지 않았나"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에 김 장관은 "가급적이면 기술 자립도 해내고, 수출하고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런 부분들이 논란되는 것에 대해 정부로서도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라며 "저희가 수출해 나갈 때는 지금 있었던 논란을 좀 벗어나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정호 의원은 한전·한수원을 겨냥해 "이번 웨스팅하우스 협정에서 '독자적인 원전 기술이 아니다', '독자적인 수출이 불가능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한전과 한수원은 더 이상 꼼수 부리지 말고 실익도 없는 해외 원전 수출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며 "깨끗이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두고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직접 국정 브리핑으로 공개한 경위에 관해 김 장관은 "저도 참 어떻게 진행됐는지 궁금해서 지금 감사 신청을 해 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분야일수록 전문가 중심의 경제성·과학성이 치밀하게 돼야 한다"며 "좀 의아한 부분이 개인적으로 있다"고 했다.

아울러 대왕고래 프로젝트 우선협상 대상자로 영국의 석유·가스 기업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선정됐다는 보도가 지난 20일 일시에 쏟아져 나온 데 대해 김 장관은 관련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힌 뒤, "도대체 어떻게 그런 보도가 (나왔는지) 경위 조사를 지금 지시해 놓았다. 대왕고래 건이 얼마나 엄중하게 다뤄지는 이슈인데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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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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